우크라이나가 자국민 여성에 대한 성범죄 혐의로 재판에 넘긴 러시아 군인 미하일 로마노프. /페이스북

우크라이나가 자국민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러시아 군인에 대한 재판을 시작했다고 영국 가디언 등이 2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재판에 넘겨진 것은 미하일 로마노프(32). 우크라이나 법원은 이날 민간인 살해, 성범죄 등 혐의로 기소된 로마노프에 대한 예비심문을 진행했다.

로마노프는 올해 3월 9일 다른 군인 한 명과 키이우 외곽 마을의 주택에 침입했다. 이 주택에 사는 남성을 살해한 뒤, 그의 아내를 여러 차례 집단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로마노프 등은 이 과정에서 보일러실에 숨은 피해 여성의 네 살 아이에게 어머니가 살해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등의 위협을 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로마노프에 대한 재판은 궐석으로 진행됐다. 우크라이나가 로마노프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해서다. 로마노프와 함께 범행을 저지른 다른 군인의 신원은 파악되지 않았다.

로마노프에 대해 알려진 정보는 많지 않다. 러시아 제90근위전차사단 예하 239연대 소속으로 키이우 공세에 참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소셜미디어에 올린 자신을 보면 가슴에 큰 곰 문신을 했다.

옥사나 칼리우스 우크라이나 검사는 예비심문에서 피해 여성이 사생활 우려를 이유로 비공개 재판을 요청했다고 취재진에 설명했다. 칼리우스 검사는 로마노프가 살아있고, 러시아에 있는 것으로 믿고있다고 했다.

로마노프에게 우크라이나 법원이 유죄를 선고하더라도 러시아가 신병할 인도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우크라이나 당국은 보고 있다. 다만 로마노프가 러시아를 벗어날 경우 제3국에 체포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칼리우스 검사는 밝혔다.

러시아가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우크라이나 법원에서 러시아군 성범죄 사건이 다뤄지는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한때 러시아군에 점령됐다가 탈환된 우크라이나 북부 지역에서는 러시아군 병사들이 미성년자는 물론 노인들에게도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증언이 연이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