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카페 주인과 직원들이 배달앱 요청사항에 적힌 구조 요청 메시지를 보고 경찰에 신고해 납치된 여성이 무사히 구조됐다.
22일(현지시각) 미국 CBS뉴스, NBC뉴스 등에 따르면 뉴욕주 브롱크스에 위치한 카페 ‘치퍼 트럭’은 지난 19일 오전 5시쯤 배달앱 그럽허브를 통해 주문을 받았다.
샌드위치와 버거 등 평범한 주문내역이었지만 직원들은 손님의 수상한 요청사항을 발견했다. 요청사항에 “경찰을 불러 달라. 경찰들과 함께 배달해 달라”며 “티내지 말아 달라”는 내용이 담긴 것이다.
카페 직원들은 이 요청사항이 누군가의 장난일 수도 있단 생각에 정확한 판단이 서지 않았지만 “(잘못된 신고로) 후회하는 것보다 안전한 것이 낫다”는 주인의 이야기를 듣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오전 6시20분쯤 배달지인 브롱크스의 한 아파트를 급습했다. 그곳엔 배달앱 주문자인 20대 여성이 감금돼 있었다. 이 여성은 무사히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피해 여성은 사건 발생 몇 시간 전 온라인에서 만남을 이어오던 용의자 케모이 로열(32)과 처음 만났다. 용의자는 피해 여성을 만나자마자 폭력을 휘두르기 시작했고 성폭행을 목적으로 이 아파트에 여성을 감금했다.
이 여성은 로열이 배달 음식을 주문하라며 휴대전화를 넘겨주자 기지를 발휘해 구조 요청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현장에서 강간 미수, 폭행, 성추행 등 혐의로 로열을 체포했다. 그는 지난 15일에도 26세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상태였다.
카페 사장인 엘리스 베르메조는 CBS뉴욕을 통해 “사람들은 보통 음식을 주문할 때 ‘시럽을 추가할 수 있나요’ ‘탄산음료를 더 주문할 수 있나요’ 등을 묻는데 이런 메시지를 받은 적은 없었다”며 “메시지는 뒤죽박죽 적혀 있었지만 내용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나중에 경찰이 우리 가게로 전화를 걸어 용의자가 체포됐고 여성은 안전하다고 말해줬다”며 “행복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