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찰스 왕세자(74)가 중동 카타르 왕족으로부터 2010년대 초반 5년간 300만유로(약 41억원)를 받았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2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찰스 왕세자는 지난 2011년부터 2015년 사이에 셰이크 하마드 빈 자심 알사니 전 카타르 총리로부터 세 차례에 걸쳐 300만유로의 현금을 받았다. 카타르 왕족 출신인 하마드 전 총리는 지난 2007년부터 2013년까지 카타르 총리를 지내며 카타르 국부 펀드 운용을 주도하는 등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하마드 전 총리는 여행용 가방, 영국 유명 백화점인 포트넘 앤드 메이슨의 캐리어 백 등에 현금 다발을 채워 찰스 왕세자에 전달했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지난 2015년에는 찰스 왕세자의 거처인 클래런스 하우스에서 비공개로 열린 일대일 면담에서 100만유로가 든 여행용 가방을 건네기도 했다. 클래런스 하우스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2015년 면담에서 받은 돈은 왕세자의 자선단체로 즉시 전달됐으며, 그 이후에도 적법한 절차를 따라 처리됐다”고 해명했다.
영국 왕실은 후원이나 기부를 받을 땐 수표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현금에 대해선 명확한 규정이 없다. 두 사람의 만남은 왕실 공식 일정표에 없었다. 더타임스는 “왕세자가 받은 돈은 자선 펀드에 입금된 것으로 확인됐고 수수가 불법이었다는 증거는 없다”면서도 이번 폭로로 인해 “찰스 왕세자가 세계무대에서 영국을 대표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 제기될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