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키이우 도심의 염소들./EPA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염소가 러시아군이 설치해 놓은 폭발물을 밟아 러시아 병사 40여명에게 부상을 입힌 사실이 알려졌다.

23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뉴욕포스트, 영국 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방정보부는 지난 19일 남부 자포리자의 킨스키 로즈도리 마을에서 염소가 러시아군의 부비트랩을 작동시킨 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매체들은 이 소식을 전하면서 ‘염소 사보타주(방해행위)’, ‘염소의 혼돈의 움직임’ 등 표현을 쓰기도 했다.

당시 러시아군은 현지 병원을 점거하고 있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 병사 등 침입자를 막기 위해 병원 앞에 수류탄을 여러 개 놓고, 수류탄과 연결되도록 철사를 이어 병원 주변을 원형으로 길게 둘러 방어망을 구축했다.

매체는 자신들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함이었으나, 러시아군은 이후 이 같은 결정을 후회하게 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인근 농장에서 탈출한 염소들이 러시아 병사들이 있던 병원을 찾아왔기 때문이다.

한 염소가 병원 주변을 돌아다니던 중 러시아군이 설치한 부비트랩을 건드렸고, 수류탄 여러 개가 연쇄적으로 폭발했다.

매체는 이 같은 소식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해지면서 ‘키이우의 염소’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고 전했다.

관련해 우크라이나 국방정보부는 “‘그 염소의 ‘혼돈의 움직임’의 결과로, 수류탄 몇 개가 ‘폐기’됐다”고 했다. 이어 이 폭발로 최소 40명의 러시아 병사들이 다양한 정도의 부상을 입었으며, 염소가 폭발에서 살아남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