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홍콩에서 휠체어를 탄 모습으로 납치된 후 행방이 묘연했던 중국 재벌 샤오젠화(肖建華·50) 밍톈그룹 회장의 근황이 전해졌다. 중국계 캐나다인인 그는 과거 거물급 금융인으로 불리며 한때 중국 부호 23위에 올랐던 인물이다.
AFP와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샤오 회장은 최근 중국에서 형사 재판을 받고 있으며 지난 4일 첫 재판이 열린 것으로 알려졌다. 적용된 혐의는 뇌물 수수·돈 세탁·주가 조작 등이다. 주중 캐나다 대사관 측은 “캐나다 영사관 직원들이 그의 가족에게 영사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사건을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샤오 회장은 1990년 베이징대를 졸업하고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을 롤모델로 삼아 은행·증권사·보험사 등 금융기관에 집중 투자했다. 이후 부동산과 농업으로 사업을 확장해 성공을 이뤘고 계속해 큰 부를 쌓았다. 100여개 상장 기업 지분을 보유해 ‘신비의 자본가’라는 별칭을 얻었으며 2016년에는 중국 부호 23위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다만 그의 성공 배경을 두고는 여러 소문이 나왔다. 특히 중국 공산당 핵심 원로 자제 모임인 ‘태자당’의 지원이 있었다는 이야기는 기정사실화 돼 퍼졌다. 또 샤오 회장의 주요 고객 중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친누나 등 친인척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막대한 부를 누리던 샤오 회장은 2017년 1월 실종됐다. 당시 현지 매체들은 “샤오 회장이 홍콩 포시즌스 호텔에서 휠테어를 타고 눈이 가려진 상태로 의문의 요원들에게 납치돼 본토로 끌려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때 샤오 회장이 보유한 자산은 60억 달러(약 7조8000억원)에 달했다.
일각에서는 샤오 회장이 시진핑 주석 가족의 자산을 관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비밀 누설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세력에 의해 납치됐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이후 그가 중국에서 수사를 받고 있다는 말이 나왔지만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적은 한 번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