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크렘린궁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터키) 대통령과 통화했고 곧 정상회담을 하기로 했다고 11일(현지 시각) 성명을 통해 발표했다.
크렘린궁은 이날 성명에서 조만간 있을 예정인 러시아와 튀르키예의 최고위급 회담(정상회담)에 앞서 양국 지도자가 상호 관심사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통화에서는 특히 흑해 연안의 곡물 수출과 관련한 대화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튀르키에 대통령실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 “흑해 곡물 수출을 위한 안전 통로 설립과 관련해 이제 행동으로 옮겨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 진행 중인 전쟁은 협상을 통해 평화로 끝나야 한다”며 “튀르키예는 협상에 기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세계 최대 곡물 생산국 중 하나인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주요 수출 통로였던 흑해 항구를 이용할 수 없게 됐다. 이 때문에 곡물 수출량은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이 줄어들자 세계 식량 가격은 빠르게 치솟았고, 세계 여러나라의 식량 안보에 대한 우려가 증폭됐다.
튀르키예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두 나라 사이를 중재해왔다. 지난 3월 열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대표단 간의 마지막 공식회담도 이스탄불에서 열렸다.
한편, 이날 통화에서 두 정상은 양국의 병력이 배치돼 있는 시리아의 상황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두 정상은 이란을 포함한 3자 회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시리아는 2011년 이후 10년 넘게 내전을 겪고 있다. 러시아는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군을 지원하고 있으며, 튀르키예는 시리아 서북부를 기반으로 하는 반군을 돕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