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으로 귀화한 전 한국 쇼트트랙 국가대표 임효준(26·중국명 린샤오쥔)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2022-2023시즌 월드컵 시리즈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국제 활동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동성 강제추행 논란으로 자격정지 1년 징계를 받고 한국을 떠난 지 2년여 만이다.
ISU는 12일 홈페이지 선수 등록 시스템에 임효준을 린샤오쥔이라는 이름의 중국 선수로 표기한 뒤 연맹 ID를 부여했다. 새 시즌 중국 대표팀의 일원으로 ISU가 주관하는 여러 국제 대회를 뛸 수 있다는 의미다. 임효준도 최근 중국 대표팀 훈련에 참가하는 등 본격적인 시즌 준비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작은 2022-2023 쇼트트랙 월드컵 시리즈가 될 전망이다. 오는 10월 시작해 내년 2월까지 치러진다. 이어 내년 3월에는 세계선수권대회가 서울에서 열린다. 임효준이 출전하게 된다면 동료였던 한국 선수들과 서울에서 경쟁한다. 다만 한국 남자 쇼트트랙의 황대헌, 곽윤기 등은 부상으로 이번 시즌 대표팀에 뽑히지 않았다.
태극마크를 단 채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뛰었던 임효준은 당시 남자 15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따내 한국 쇼트트랙 간판으로 불렸다. 이후 여러 예능프로그램 등 방송에서도 얼굴을 비춰 큰 인기를 모았다. 그러나 이듬해 6월 훈련 중 동성 후배의 바지를 잡아당겨 신체 일부를 노출 시킨 사실이 전해지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임효준은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1심은 벌금 300만원 판결을 내렸다. 임효준은 이에 불복해 항소했고 그 결과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하지만 앞서 빙상연맹이 진상조사 끝에 임효준의 행위가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 자격정지 1년의 징계를 내린 탓에 복귀할 수 없었고 결국 2020년 6월 중국 귀화를 선택했다.
다만 중국에서도 곧바로 국제대회에 참가하지는 못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올림픽 헌장에 ‘한 선수가 국적을 바꿔 출전하려면 기존 국적으로 출전한 국제대회 이후 3년이 지나야 가능하다’는 규정이 있어, 지난 2월 열린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도 나올 수 없었다.
그럼에도 임효준은 중국 소속으로서의 존재감을 꾸준히 드러내 왔다. 베이징 대회 당시 중국 대표팀이 첫 금메달을 차지하자 빨간 옷을 입고 기뻐하는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게시했고, 한국의 황대헌이 남자 1500m에서 금메달을 따내자 “내가 돌아오길 기다려라. 내가 너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싸울 것”이라는 글을 썼다.
또 중국 팬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중국이 좋아서 앞으로 중국에 살 계획을 갖고 있다” “중국을 위해 많은 메달을 획득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나는 중국 여성이 한국 여성보다 예쁜 것 같다” “중국 여성과 교제해볼 생각도 있다” 등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