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 시각) 연료난에 항의하는 아이티 시위대가 도로에서 타이어를 불태웠다./로이터 연합뉴스

아이티에서 갱단 사이의 다툼이 커지면서 연료 공급에 차질이 생기자 고통이 커진 주민들이 시위에 나섰다.

13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는 연료난과 치안 악화 등에 항의하는 시위가 일어났다.

시위대는 오토바이로 도심 일부 교차로를 막고 타이어를 불태우며 격렬하게 시위했다. 시위 도중엔 총성이 울리기도 했다고 한다.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시위대가 도로에 방벽을 설치하고 있다./AP 연합뉴스

지난해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 암살 이후 아이티에서는 1년 넘게 정치적·사회적 혼란과 경제난, 연료난이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 갱단의 세력이 커지면서 납치 등 범죄가 급증하고 갱단 간 영역 다툼이 이어져 목숨을 잃는 주민들까지 나왔다.

특히 이달 들어서는 수도 인근 도시 시트솔레이에서 라이벌 관계에 있는 갱단 G9와 GPEP 사이 갈등이 격해지며 나흘 새 50여 명이 숨지고 100명 이상이 다쳤다. 국경없는 의사회에 따르면 갱단 사이 벌어진 총격전으로 수천명의 사람들이 물과 음식 없이 꼼짝 못하는 상황이다. 시트솔레이 주민 발렌시아 샤를은 “곳곳에서 총알이 날아다닌다. 집 안에 있어도 안전하지 않고 밖에 나갈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인근 연료 터미널이 폐쇄돼 연료 수송에도 차질이 생겼다. 보도에 따르면 수입 연료를 실은 선박 2척이 화물을 내리지 못하고, 연료를 주유소로 옮기는 연료 트럭도 터미널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총리실은 로이터에 “치안 상황은 아이티에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앙리 총리는 조속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