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 시각) 프랑스 서남부 지역에서 산불이 발생해 소방관들이 진압 작전 중이다./로이터 연합뉴스

프랑스 서남부와 스페인 등 유럽 남부지역에 폭염과 가뭄이 겹치면서 산불이 잇달아 발생해 수 만명이 대피했다.

17일(현지 시각) BBC방송에 따르면 프랑스 서남부 와인 생산지 보르도 인근에서 산불이 발생해 1만4000명이 대피했다. 산불로 필라사구(뒨뒤필라)와 랑디랑스 주변 지역 110㎢를 불태웠다. 당국은 소방관 1200여명을 투입해 산불을 진압 중이다. 지역 소방 당국 관계자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날씨가 매우 더워 불리한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스페인도 남부 휴양지 말라가 인근인 마하스 지역에서 산불이 발생해 지역 주민 3200명이 피신했다고 밝혔다. 스페인에서는 최고 섭씨 45.7도에 달하는 이례적 폭염이 며칠 째 계속됐고, 곳곳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18일 또 다른 산불 피해지역인 서부 에스트레마두라를 방문할 예정이다.

17일(현지 시각) 스페인에서 헬리콥터를 동원해 산불 진압에 나섰다./로이터 연합뉴스

포르투갈 북부 지역에서는 화재가 발생해 약 300㎢가 불탔고, 소방관 1400명이 투입돼 진압 작업 중이다. 모로코에서도 산불로 1300명이 대피했고, 그리스 크레타섬, 터키 서남부, 크로아티아 아드리아해 인근에서도 산불로 진압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유럽 지역의 봄이 건조하고 더웠던 탓에 산불 발생시기가 앞당겨졌다고 분석했다. 폭염과 가뭄으로 추후 불씨가 살아날 위험도 높아졌다고 경고했다.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도 늘어나고 있다. 포르투갈에선 지난주 기온이 47도까지 올라가 한 주간 폭염으로 659명이 숨졌다. 17일 스페인 기상청은 폭염경보를 내렸다. 지난 10일~15일 동안 보고된 열사병 관련 사망자가 360명에 달한다. 마드리드에서는 16일 60세 환경 미화원이 열사병으로 숨지면서, 저녁 근무 옵션이 생겼다.

프랑스 기상청도 이날 서부 해안가 5개 지역에 최고 수준 폭염 적색 경보를 내렸다. 51개 지역엔 오렌지 경보를 발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