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36세 여성이 손자의 출생을 축하하며 올린 영상이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 ‘조혼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23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장모(36)씨는 지난 11일 허난성 난양시의 한 산부인과에서 손자의 탄생을 기다리며 중국판 틱톡 더우인에 영상을 하나 올렸다.
이 영상에서 장은 “새로운 세상에 온 걸 환영한다”며 “너의 모든 노력이 가치 있기를”이라는 자막을 적었다.
이틀 뒤 장은 새로운 영상에서 “이제 공식적으로 할머니가 됐다”며 “1980년대에 태어나 부모님께 효도할 시간도, 어머니의 의무를 다할 시간도 없었다. 이제 할머니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7살 된 내 아들을 당장 재워야 하는데, 지금 갓 태어난 손자를 돌보고 있다”고 했다.
장은 19살에 결혼해 두 아들을 낳았다. 이번에 태어난 손자는 18살인 장남의 아이다. 중국에서는 남성 22살, 여성 20살이 돼야 법적으로 혼인이 가능하다. 때문에 장의 장남은 아직 혼인신고를 하지 못한 상태다.
2억4000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한 이 영상은 뜻밖의 논쟁을 촉발했다. 현지 네티즌들 사이에 조혼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진 것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10대 부모가 아이를 제대로 책임지기는 어렵다” “자녀가 적절한 교육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서 빈곤이 악순환에 빠지게 될 것” “예전에는 막내 아들과 손자가 비슷한 나이인 것이 별로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등 조혼을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일부는 “할머니치고 젊어서 부럽다” “일찍 인생 과제를 끝냈다. 장은 진정한 승리자다”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 같은 논쟁에 장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자랑할 일이 아니다”라며 “나는 학교를 그만두고 어린 나이에 집을 나와 대도시에서 일하다 19살에 지금의 남편과 결혼했다. 아들을 제대로 교육시키고 싶었지만, 아들은 부모의 조언을 무시하고 다른 길을 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안 좋은 모습을 보여 죄송하다”면서도 “하지만 내 고향에선 36세에 할머니가 되는 것이 그리 드문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한편 중국 인구·공공정책 연구기관인 육와인구연구소가 발표한 ‘2022 혼인가정보고’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중국의 초혼 평균 연령은 남성 31.9세, 여성 30.7세로 모두 30세를 넘겼다. 비교적 발전이 더딘 안후이성의 초혼 평균 연령도 33.3세로, 2008년 26세와 비교하면 7.3세나 늦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