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이웃에게 음식을 나눠주고 있는 백인숙씨. /앵커리지 데일리 뉴스 보도화면

미국에서 처음으로 한국인의 이름을 딴 다리가 생긴다. 그 주인공은 40여년간 앵커리지에 거주하고 있는 백인숙(71)씨다.

백씨 이름이 담긴 ‘인숙백 브릿지’(Insook Baik bridge)는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시 글렌 하이웨이에 있다. 전장 235m의 6차선 다리로 2008년 만들어졌지만 지금까지 이름이 없었다. 이번 명명은 올해 초 게란 타르 주 하원의원의 법안 발의로 시작됐으며, 시는 내달 간판 부착 후 명명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게란 타르 주 하원의원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백씨와의 사진. /페이스북

이 다리에 백씨 이름이 붙여진 이유는 지역 내에서 이미 유명한 그의 선행 때문이다. 부산 출신의 백씨는 1980년 미국 뉴욕으로 건너간 뒤 이듬해 앵커리지로 이주했다. 지금까지 한 곳에 머물며 주유소를 운영 중인 그는 지난 10년 동안 추수감사절을 기념해 어려운 이웃에게 무료로 음식을 제공해왔다.

이같은 미담은 지역 언론인 앵커리지 데일리 뉴스 등에도 여러 차례 보도된 바 있다. 지난해 11월 기사를 보면 “백씨가 추수감사절 만찬을 위해 900개의 접시를 준비했고 많은 요리를 했다. 한 단골손님이 주방에 모인 자원봉사자들을 위해 색소폰을 연주하자 백씨의 얼굴이 환해졌다”는 내용이 나온다. 백씨가 픽업 창가에서 따뜻한 음식을 건네주는 모습도 공개됐다.

/앵커리지 데일리 뉴스 보도화면

백씨는 당시 인터뷰에서 “몇 년 전 한 남자가 ‘나는 일자리도 차도 집도 없이 이곳에 왔었다. 그때 배고픈 내게 당신이 음식을 줬다’고 말했다. 지금은 직업을 갖고 살 곳도 있다고 하더라”는 일화를 전하며 뿌듯해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