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미 연방수사국(FBI)이 백악관 기밀문서 불법 반출 혐의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수사 중인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중에도 기밀에 해당했던 이란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시험장 촬영 사진을 멋대로 공개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16일(현지 시각) NBC 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9년 8월 비밀 정보 브리핑에서 이란의 ICBM 발사 실패 정황이 담긴 발사장 인근 위성사진을 보고받고, 그 자리에서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 해당 사진은 미국이 보유한 최고 수준의 첩보 위성이 촬영한 것으로 상업 위성보다 해상도가 훨씬 뛰어났다. 전직 정보기관 관계자는 NBC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리가 사진을 보여주자마자 ‘이봐, 나 이거 트위터에 올릴게’라고 말하고 바로 사진을 올렸다”고 말했다.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도 “당시 해당 사진은 항공에서 촬영한 고도의 기밀 사진이었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면서 기밀이 아닌 게 됐다”고 했다.

NBC에 따르면 당시 지나 해스펠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조지프 맥과이어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미국의 첩보 능력이 노출될 수 있다는 이유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말렸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봐, 나는 대통령이다. 어떤 기밀이든 해제할 수 있다”며 사진을 올렸다. 결국 정보기관은 해상도가 낮은 이미지를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제공했다고 NBC는 전했다.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브리핑 요약본조차 읽지 않기 때문에 관심을 끌기 위해 사진·그래픽 등 이미지를 포함해야 했다고 털어놨다. 전직 CIA 관계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이미지와 눈길을 끄는 제목을 넣어야 했다. 제목에 트럼프 본인의 이름이 들어가면 더 효과가 있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