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로이터 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를 인수하겠다고 ‘농담’한 뒤 맨유의 주가가 크게 올랐다.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돼 있는 맨유 주가는 17일(현지 시각) 개장 전 시간외 거래인 프리마켓에서 한때 17% 급등했다. 개장 이후에도 상승세를 이어갔고, 전거래일 대비 6.9% 오른 13.67달러에 마감했다.

머스크는 전날 트위터에 “맨유를 사들인다”는 트윗을 올렸다가 4시간 30분 뒤에 번복했다. 한 트위터 이용자가 “진심인가”라고 묻자, 머스크는 “이것은 트위터에서 오래된 농담이다. 나는 어떤 스포츠팀도 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머스크는 농담이라며 넘어갔지만, 트윗은 온라인을 달궜다. 80만개 이상의 ‘좋아요’가 달렸고, 17만번 넘게 리트윗됐다. CNBC는 “맨유의 최근 성적에 실망한 팬들이 구단주를 비난하면서 (머스크의 트윗이) 반향을 일으켰다”고 했다.

맨유는 올시즌 정규리그 개막 2연패를 기록하며 최하위로 추락했다. 1992년 EPL 출범 뒤 맨유가 개막 2연패를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부 팬들은 구단주인 미국 글레이저 가문을 향해 불만을 쏟아냈다.

머스크의 트윗에 맨유 주가가 출렁이면서 미국 증권감독 당국이 조사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머스크의 트윗이 증권거래위원회(SEC) 규정과 충돌할 위험이 있다고 했다.

머스크는 2018년에도 ‘테슬라 상장폐지’ 트윗을 올렸다가 번복했고, SEC는 시장에 혼란을 초래한 책임을 묻겠다며 머스크를 주식 사기 혐의로 고발했다. 머스크는 4000만달러(약 526억원)의 벌금을 내고, 테슬라 사내 변호사들이 자신의 트윗 일부를 미리 점검하도록 한다는 내용으로 SEC와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