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찰청 장관이 아베 신조 전 총리가 피격 사망한 사건에 책임을 지고 자진 사임했다.
25일 교도통신과 NHK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나카무라 이타루 경찰청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사임 의사를 밝혔다.
이타루 장관은 “아베 전 총리의 사망 사건은 경찰이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결과”라고 했다. 이어 “경호법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고, 다시는 이런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새롭게 경호 체제를 실시하고 인심일신(人心一新·국민의 마음을 새롭게 함)을 꾀하겠다”며 “새로운 출발을 알리기 위해 새로운 조직을 구축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아베 전 총리는 지난달 일본 참의원 선거 유세 중 총격을 당해 사망했다. 피습 이후 경찰의 허술한 경호·보안 체계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피격 직후 나카무라 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도도부현 경찰을 소관하는 경찰청장으로서 자신의 책임이 엄중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나카무라 장관의 사임은 26일 내각회의에서 최종 결정된다. 나카무라 장관은 1986년 경찰에 임용된 뒤 경시청 수사2과장, 형사부장, 경찰청 조직범죄대책부장 등을 거쳤다. 2009년부터 5년 반 동안 관방장관 비서관으로 일하기도 했다.
한편 일본 경찰청은 이날 아베 전 총리 피습 당시 경호 체계에 대한 최종 검증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청은 사건 당일 경호를 놓고 이전의 방식을 안이하고 형식적으로 답습했다고 지적했다. 연설 직전 경찰관 배치가 변경돼 후방 경계가 소홀해졌고, 변경 이후에도 정보가 공유되지 않은 점도 문제로 꼽혔다. 후방 경호에 대한 필요성이 검토되지 않아 병력 보강을 위한 지휘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