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핀란드 공항 주차장에 러시아 번호판을 단 고급차들이 잇따라 들어서 비난 여론이 나오고 있다.
23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지에 따르면 헬싱키 반타 공항 주차장에서 최근 신형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와 포르쉐 911 터보 S 등 러시아 번호판을 단 고급차량 수십 대를 볼 수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 항공기에 대한 영공을 폐쇄하면서 핀란드는 유럽 여행의 관문이 됐다. 이 때문에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여행하려는 관광객들은 차를 타고 국경을 넘어 핀란드에서 여행을 떠나고 있다.
특히 러시아의 코로나 제한 조치가 지난 7월 해제되면서 러시아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다. 유럽 사회에선 전쟁 중에 러시아 관광객의 입국을 허용하고 있는 것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페카 하비스토 핀란드 외무장관은 “지금 헬싱키 공항에는 많은 러시아 여행자들이 있다”며 핀란드가 러시아 여행자들을 위한 경유국이 됐다고 비판했다.
한 핀란드 여행객도 이 매체에 “정말 당황스럽다”며 “우크라이나 사태가 해결되기 전에는 러시아인들이 이곳에 오지 않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비난 여론이 나오자 앞서 핀란드는 러시아인 관광 비자 발급수를 오는 9월1일부터 현재의 10분의 1 이하 수준으로 대폭 줄이기로 했다. 하지만 러시아 여행자의 핀란드행을 제대로 막으려면 유럽연합(EU) 안에서 자유로운 통행을 허용하는 솅겐 조약 가입국들도 러시아인 관광비자 발급 축소에 동참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핀란드 국경 수비대 관계자는 “헝가리, 스페인,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그리스, 스페인 등이 러시아인에게 비자를 발급해주고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북유럽 국가들은 오는 30일 체코 프라하에서 열리는 EU 외무장관 회의에서 러시아 여행객 비자 발급 제한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