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에서 몬순 우기로 인한 홍수로 10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주민들이 침대 프레임을 타고 아슬아슬하게 탈출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28일(현지 시각) BBC 등에 따르면 최근 파키스탄 북부 스왓 지역에서 자원봉사자들이 홍수로 갇힌 주민들을 침대 프레임을 이용해 구조했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홍수가 난 거리에는 물이 세차게 흐르고 있고 건물 1층은 모두 침수됐다. 주민들은 건물 2층으로 대피했지만 어디로도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자원봉사자들은 주민들을 대피시키기 위해 건물 2층과 맞은편 구조물에 줄을 연결하고 침대 프레임을 이용해 마치 케이블카 같은 장치를 만들었다.
거센 물살 위로 지나가는 이 장치는 기울거나 흔들리기도 하면서 아슬아슬하게 움직였다. 이 때문에 장치에 탄 한 소년은 겁이 나는 듯 다소 긴장된 표정으로 프레임을 꼭 잡고 있기도 했다. 소년이 무사히 반대편에 도착하자 이를 지켜보던 다른 주민들은 볼을 쓰다듬으며 격려를 보낸다.
이날 파키스탄 국가 재난관리청(NDMA)은 올해 6월 중순 예년보다 일찍 장마가 시작된 이후 파키스탄 전역에서 총 1061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파키스탄 국가재난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우기가 시작된 6월 중순 이후 주택 약 30만채와 수많은 다리 및 도로가 파괴됐다. 파키스탄 북부 스와트 강에서 발생한 홍수의 경우 북서부 카이버 파크툰크화주(州)에 영향을 미쳤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주의 차르사다에서는 18만명이, 나우셰라 지역에서는 15만명이 대피했다.
셰리 레만 파키스탄 기후변화부 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10년 중 가장 힘든 기후 재앙을 겪고 있다”며 “우리는 극한의 기상 사건의 시작점에 있다. 10년 동안 몬순은 전국에 걸쳐 끊임없는 대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 파키스탄 등 남아시아에서는 매년 6월부터 몬순 우기가 시작돼 9월까지 이어지지만, 올해는 그 강도가 예년보다 심하게 나타났다. 파키스탄 정부는 현재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병력을 파견하는 등 조치에 나섰으며 UN 등 국제기구를 통해 긴급 자금을 지원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