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현지 시각) 파키스탄 신드주에 있는 한 마을에서 시민이 소지품을 든채 이동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몬순 우기에 발생한 사상 최악의 홍수로 고통받는 파키스탄에 대해 세계보건기구(WHO)가 관심과 지원을 호소했다.

WHO는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성명서를 통해 “파키스탄의 154개 행정구역 중 75%인 116곳이 이번 폭우로 피해를 입었다”고 발표했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은 카라치가 속한 남부 지역인 신드주(州)이며, 그 다음은 남서부 발루치스탄주로 집계됐다. 이들 지역에서는 아직도 교통과 통신이 두절돼 접근조차 어려운 곳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지난달 25일 기준으로 누적 이재민 3300만명이 발생했으며, 이 중 640만여명은 인도주의적 구호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WHO는 밝혔다. 지금까지 사망한 인원은 1000명이 넘으며, 다친 사람도 1만5000명에 달한다고 WHO는 덧붙였다.

극심한 홍수로 인해 보건의료 인프라도 심각하게 파괴됐다. 지난달 28일 기준으로 파키스탄 보건시설 888곳이 피해를 입었으며, 이 중에서 180곳은 완전히 파괴된 상태다. 이 때문에 현지 보건의료진은 장비가 매우 부족한 상황에서 환자들을 돌보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지에서는 코로나를 비롯해 콜레라, 장티푸스, 홍역 등의 감염병이 돌고 있다. WHO는 “현재와 같은 (최악의) 상황이 계속될 경우 감염병 확산은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연재해로 고통받는 파키스탄인들의 소식에 각국에서도 도움의 손길이 답지하고 있다. 미국은 파키스탄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해 3000만달러(약 400억원)를 보내겠다고 밝혔다. 터키와 중국 등은 구호물품을 실은 항공기를 급파했으며, 한국은 30만 달러(약 4억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주한파키스탄대사관 관계자는 본지의 질의에 “현재 파키스탄의 홍수 상황은 매우 심각하며, 수백만명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다”면서 “파키스탄 정부는 한국 등 많은 나라에 도움을 요청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한 파키스탄에서는 현재 이재민들을 구호하기 위한 텐트, 의류, 담요, 매트, 모기약, 감염병 키트, 응급의약품 등의 물품이 시급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