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키나와가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권에 들면서 대규모 정전을 겪는 등 피해를 입었다.
4일 NHK 등에 따르면 오키나와전력은 지난 3일 오후 11시까지 미야코지마시, 다라마손, 이시가키시, 다케토미초를 포함한 관내에서 3400여 가구가 정전을 겪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오키나와현 나하시에서는 시민들이 강풍에 넘어져 다치는 사고도 일어났다. 3일 오후 2시쯤 길을 가던 70대 여성은 넘어지면서 왼팔을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고, 오후 7시쯤에는 80대 남성이 넘어지면서 머리를 다쳤다.
4일 새벽 기노완시에서는 강풍과 폭우에 주택 뒤쪽의 비탈면을 덮고 있는 블록이 무너져 주택 유리창이 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힌남노의 위력을 담은 영상들이 여럿 올라왔다. 세계의 재난 상황을 전하는 유튜브채널 ‘어스언컷TV’를 운영하는 영국인 제임스 레이놀드는 트위터를 통해 오키나와현 미야코지마의 상황을 포착한 영상들을 공개했다. 영상을 보면 주택가로 보이는 곳에서 가로수들이 비바람에 세차게 흔들리고 있다. 해안가에서는 강풍에 거친 파도가 일고 바닷물이 공중에 흩뿌려지고 있다. 민영방송 뉴스네트워크 ANN에 따르면 전날 미야코지마에서는 순간풍속이 초속 30m를 웃돌았던 것으로 관측됐다.
앞서 오키나와현 서부의 지방자치단체 이시가키시, 미야코지마시, 다케토미초는 지난 3일 주민 약 11만명에게 피난 지시를 내렸다. 이는 주민 모두에게 안전장소로 대피할 것을 권고하는 조치로, 태풍 5단계 경보 중 두 번째로 높은 ‘레벨 4′에 해당한다.
일본 기상청의 발표에 의하면 힌남노는 4일 오전 7시 기준 중심기압 950 헥토파스칼(hPa), 중심 부근 최대풍속 40㎧, 최대순간풍속 60㎧를 기록하며 오키나와 본섬과 대만 사이로 북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