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 웨인 패터슨이 몰래 운행한 경비행기가 지역 주민에게 포착됐다. /트위터

미국에서 한 남성이 경비행기를 훔쳐 타고 ‘월마트에 추락하겠다’며 위협 비행을 하다 콩밭에 불시착한 일이 벌어졌다. 그가 5시간 비행하는 동안 주민들은 공포에 떨어야 했다.

3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8분쯤 미국 미시시피주 투펄로에서 코리 웨인 패터슨(29)은 공항에 있던 쌍발 엔진의 비치크래프트 킹 에어 C90A 경비행기를 몰래 훔쳐 타고 이륙했다.

패터슨은 투펄로 항공에서 10년간 일해온 직원으로, 항공기 연료 공급 담당이었다. 그는 전날 밤 이 비행기에 연료를 가득 채워뒀다.

패터슨은 이륙한 지 15분 정도가 지났을 쯤 911에 직접 연락해 “웨스트 메인 지역의 월마트에 (비행기를) 추락시키겠다”고 위협했다. 이후 5시간 넘게 투펄로 지역을 비롯해 인근 블루 스프링스와 홀리 스프링스 국유림 등의 상공을 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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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터슨의 위협 비행에 당국은 월마트 등 인근 상점들을 모두 페쇄하고 도로도 차단하는 등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현지 경찰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비행기의 움직임으로 볼 때 위험 지역은 투펄로보다 더 광범위하다”고 알렸다. 경찰 협상팀은 패터슨과의 교신을 유지하며 그를 계속 설득했다. 그러나 그는 착륙하지 않고 비행기를 북서쪽으로 돌려 테네시주 맴피스 방향으로 운행했다.

패터슨은 운행 도중 페이스북을 통해 “모두에게 미안하다. 누군가를 다치게 하고 싶진 않았다. 부모님과 동생을 사랑한다. 당신들 잘못이 아니다. 안녕히”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결국 그는 작별 인사를 남긴 거다. 우리는 그 시점에 비행기 연료가 거의 바닥났음을 알아차렸다”고 말했다.

콩밭에 착륙한 경비행기. /AP 연합뉴스

이후 패터슨은 오전 10시 20분쯤 인근 리플리 지역의 콩밭에 불시착했다. 한 목격자는 CNN에 비행기 소리를 듣고 지하로 대피했다며 “꽤 거칠게 착륙하는 소리가 들렸다”고 밝혔다.

코리 웨인 패터슨(29)이 공항에서 훔쳐 타고 5시간여에 걸친 무법 비행끝에 콩밭에 불시착한 쌍발 엔진의 비치크래프트 킹 에어 C90A 경비행기./트위터

경찰 측은 패터슨이 다치지 않았고 인명 피해도 없었으며 체포 당시 저항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비행기 또한 거의 손상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패터슨이 조종사 면허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면서도 그가 일부 비행 교육을 이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재 당국은 위협 비행을 벌인 동기를 수사하고 있으며, 조사에는 현지 당국뿐 아니라 국토안보부와 연방수사국(FBI), 연방항공청(FAA) 등 연방 당국도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