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NGO '컵 오브 라이프'가 주최한 캠페인에서 남성들이 생리통 시뮬레이터를 체험하고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인도에서 생리에 대한 이야기를 금기시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남성들을 위한 생리통 체험 캠페인이 열렸다고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BBC 방송이 보도했다.

최근 인도 남부 케랄라 주에서 열린 이 캠페인은 ‘생리통 시뮬레이터’를 지역 쇼핑몰과 대학 등에 설치하고 남성들이 생리통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캠페인에 참여한 남성들이 고통으로 움츠리거나 비명을 지르는 영상들이 화제가 되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시뮬레이터를 사용해 본 인플루언서 샤란 나이르는 “주변의 여학생들은 덤덤하였지만, 나를 포함한 남자들은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면서 “정말 고통스러웠고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 경험”이라고 했다.

캠페인은 인도 여성들에게 무료 생리컵을 배포하는 ‘컵 오브 라이프’ 프로젝트의 일부로 인도의사협회(IMA)가 기획했다. 인도는 여전히 생리를 비롯해 여성의 건강에 대해 논의하기 어려운 분위기이며 일부 지역에서는 생리 중인 여성은 불결하다고 생각해 종교 행사나 부엌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하기도 한다. 캠페인 기획에 참여한 샌드라 서니 변호사는 “시뮬레이터는 생리통에 대해서 서로 터놓고 대화할 기회를 제공한다”면서 “실제로 캠페인 이후 대학생들 사이에서 관련된 주제로 토론이 이뤄지기도 했다”고 했다.

인도의사협회의 아킬 마누엘 박사는 “시뮬레이터는 통증 강도를 1단계에서 10단계까지 조절할 수 있는데, 여성들은 9단계에서도 꿈쩍하지 않았지만, 남성은 4단계에서 소리를 질렀다”면서 “이 캠페인은 사회적 분위기를 바꾸고 사람들이 개방적인 토론을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인도뿐만 아니라 지난 7월 캐나다 생리용품 회사 썸데이즈도 생리통 체험 기기를 만들어 비슷한 캠페인을 진행했다. 복부 근육에 전류를 보내 생리 기간 중 자궁 경련과 유사한 고통을 체험하게 하는 방식이다. 이 회사가 올린 남성들의 생리통 체험 영상은 틱톡에서 수백만건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