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서거로 왕위를 계승한 찰스 3세의 차량을 가로막은 한 남성의 모습이 생방송 카메라에 포착됐다. 그는 새 국왕의 사진을 찍기 위해 이 같은 행동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의 장면은 12일(현지 시각) 영국 스카이뉴스 생방송 카메라에 담긴 것으로, 백발의 한 남성이 찰스 3세 국왕이 탄 롤스로이스 차량을 따라 인도를 달리는 모습으로 시작한다. 이어 갑자기 도로로 뛰어들더니 이내 국왕 차량 앞을 막아선다. 그리고는 정면에 선 채 당당히 사진을 찍었고,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 손을 흔든 뒤 사라진다.
당시 찰스 3세 국왕은 여러 대의 호송 차량과 함께 여왕의 시신이 안치된 웨스트민스터홀을 떠나 에든버러로 이동하던 중이었다. 전 SAS(영국 특수부대) 소속 필 캠피온은 남성의 돌발행동을 두고 “거의 미친 짓을 한 셈”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추모객은 물론이고 1965년 윈스턴 처칠 전 총리의 별세 이후 처음 치러지는 국장에 세계 각국 정상들이 한 데 모이는 만큼 경호와 보안이 강화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여왕의 장례식이 진행되는 열흘 간 군인 1500명과 경찰 1만명이 런던 전역을 지킨다. 건물 옥상 곳곳에는 저격수가 배치됐고, 무장한 저격수들이 대기 중인 모습은 외신 카메라에도 여러 번 포착됐다.
필 캠피온은 “남성은 단 ‘밀리초’(1000분의 1초) 차이로 죽음을 피한 것”이라며 “국왕의 보안 요원들에게는 눈 앞에 있는 사람이 위협적인지 아닌지 알아낼 만한 시간이 많지 않다. (남성이) 머리에 총을 맞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고 말했다.
한편 여왕 서거 사흘째인 이날은 여왕의 관이 일반 대중에 공개되는 날이다. 앞서 여왕의 관을 앞세운 장례 행렬을 보기 위한 대규모 인파가 성 자일스 대성당에 모여들었다. 추도예배 후 오후 5시30분쯤부터 여왕의 관이 처음 공개된다. 대중들은 여왕의 관이 대성당에 머무는 13일 오후 3시까지 이를 직접 보고 작별 인사를 나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