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하일로 포돌랴크. /로이터 뉴스1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국에 동원령을 내리고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고위 관리가 서방국들에 핵 위협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 방안을 촉구했다.

21일(현지 시각)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핵 위협에 대해 서방의 최후통첩이 필요하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핵 타격을 하려는 즉시 신속한 보복 핵 공격을 감행해 러시아의 핵 발사장을 파괴할 것임을 다른 핵보유국들이 분명히 해둬야 한다”고 했다.

포돌랴크 보좌관은 동원령과 핵무기 사용 등의 메시지를 발표한 러시아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푸틴 측근들의 분석 역량은 현재 매우 빈약하다”며 “그들은 자신들이 벌이고 있는 일과 그들이 러시아를 어떤 방향으로 끌고 가고 있는지에 대한 위험 전부를 이해하지 못한다. 한 사람이 이성을 잃었을 때 위험 요소를 예측하기란 어렵다”고 했다. 포돌랴크가 말한 ‘한 사람’은 푸틴 대통령을 일컫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러시아에 대해 “한 강대국이 우크라이나 영토에 들어와서 전쟁을 시작하고, 영토를 빼앗은 다음 이 땅이 이제 자신들의 것이라고 우긴다. 그러면서 ‘너희가 영토를 되찾으려 한다면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것은 완전히 터무니없는 것일 뿐 아니라 핵 억지와 관련한 글로벌 시스템도 파괴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리나 베레슈크 우크라이나 부총리 역시 “푸틴 대통령의 핵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서방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많은 것이 달려 있다”고 했다. 베레슈크 부총리는 “누군가가 수류탄에서 핀을 뽑은 채 모두를 위협하면서 활보하도록 둬서는 안 된다”며 “(핵무기를 이용할 시) 무슨 일이 일어날지에 대해 러시아에 단호한 최후통첩을 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 20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막한 제77차 유엔총회 일반토의에서 각국 정상들은 러시아를 향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을 멈출 것을 촉구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주먹으로 연설대를 쳐가며 “오늘날 침묵을 지키는 사람들은 어느 정도 신제국주의에 공모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상임이사국임에도 뻔뻔하게 유엔헌장을 위배하고 주권국을 지도에서 지우려 한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한 사람이 선택한 매우 노골적인 전쟁이다. 우린 계속 이런 침공 행위에 맞서 연대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