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이후 우크라이나에서 구타, 전기고문, 사형 집행, 성폭력 등 전쟁범죄가 자행된 증거를 유엔이 확보했다고 AP통신이 2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유엔 인권이사회 위임으로 우크라이나에 투입된 조사팀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체르니히우, 하르키우, 수미 등 4개 지역을 집중적으로 조사한 결과, 우크라이나에서 전쟁범죄가 일어났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조사팀은 우크라이나 내 마을 27곳과 구금 시설, 집단 매장지 등을 방문해, 피해자와 증인 150명 이상을 인터뷰했다. 조사 대상 지역에서 수많은 처형이 무단으로 이뤄졌다는 사실이 확인됐고, 구타와 전기충격 등 고문이 이뤄진 증거도 확보됐다고 한다. 4세부터 82세 사이 피해자들이 성별에 따른 폭력 범죄를 당했다는 증언도 수집됐다.
파블로 드 그리프 조사관은 “러시아군에 의해 자행된 것으로 보이는 전쟁범죄가 훨씬 더 많았다”고 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군인이 러시아 군인을 학대한 사례도 2건 조사됐다고 그는 전했다.
한 조사관은 “러시아의 잔학 행위에 대한 증거는, 우크라이나군이 최근 수복한 이지움에서 비슷한 규모의 집단 매장지가 발견되면서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처형과 성범죄 외에도 민간인 강제이송이나 실종 사건 등을 대상으로 범위를 넓혀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