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차 세계 대전 이후 러시아에서 첫 동원령을 내린 데 이어, 내년 국방비 지출을 초기 예산보다 대폭 늘렸다.
23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통신이 러시아 3개년 재정 계획을 확인한 결과, 러시아는 내년 국방비 지출을 5조 루블(약 119조원)로 책정했다. 초기 예산안 대비 43% 넘게 늘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 비중이 3.3%로, 사회 프로그램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반면, 교육과 문화 부분 지출은 거의 동결됐다. 환경 관련 예산은 초기 예산안의 25% 수준으로 줄었다. 이번 재정 계획은 정부가 승인한 것으로 추후 상·하원 의결과 대통령 서명 절차가 남았다.
이번 예산안 변경은 러시아가 전쟁에 더 많은 투자를 할 것임을 보여준다. 러시아는 앞서 지난 21일 예비군 30만명을 징집한다며 부분 동원령을 내렸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작년 러시아는 전년보다 2.8% 증가한 659억달러(약 93조원)를 국방비로 지출했다. 이는 세계 5대 국방비 지출국에 달하는 규모로, 러시아는 2016년 이후 3년 연속 국방비를 늘려왔다.
블룸버그는 동원령과 국방비 증액이 역성장 중인 러시아 경제에 더욱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 경제학자 알렉산더 이사코프는 “동원령은 일시적으로 경제 성장률에 타격을 줄 수 있다”며 “고급 인력을 유출해 노동력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