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어처럼 엉금엉금 기어 ‘악어걸음’으로 불리는 특이한 운동법이 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허리통증을 완화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관련 동호회까지 생겨났고, 온라인에는 수십 명 회원의 단체 운동 영상이 등장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9일 중국 CCTV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최근 중국 동부 장쑤성 샹산 지역에서는 악어걸음 운동이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말 그대로 악어처럼 걷는 운동인데, 양손과 양발로 땅바닥을 짚고 엉덩이를 치켜든 채 엉금엉금 움직이는 방식이다. 보폭이 꽤 넓고 속도도 빨라 리듬감 있는 모습이 특징이다.
웨이보 등 소셜미디어에 공개된 영상을 보면 이 운동을 즐기기 위해 모인 동호회 회원 수십 명이 빨간색과 초록색 유니폼을 맞춰 입은 장면이 나온다. 이들은 일정한 간격으로 엎드려 운동장 트랙을 돌았고 한 걸음 뗄 때마다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회원들은 매일 아침마다 악어걸음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최근에는 그 인원이 1000명을 돌파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중에는 69세 노인도 있다.
중국에서 이 특이한 운동법이 유행하게 된 계기는 허리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소문이 돌면서다. 허리 디스크로 고생하던 한 회원의 완치 경험담도 한몫했다. 그는 “수년간 허리 디스크를 앓았는데 단 8개월 만에 고통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동호회 회원들은 “인류의 직립보행 직후 각종 질병이 생겨났다”며 “네발로 걷는 악어처럼 이 운동을 하면 척추 통증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장단점이 있다며 무리한 운동을 경계하라고 당부했다. 천신 베이징대 제3병원 교수는 “추간판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여주고 주변 근력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도 “노인이나 어깨·다리 등에 통증이 있는 사람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심장병 전문의 역시 “당뇨병이나 고혈압, 심장병 환자들은 하지 말라”며 “혈압을 빠르게 상승시키고 심장에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