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궈정(가운데) 대만 국방부 장관이 지난 3월 대만 입법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로이터 뉴스1

대만군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대만 특별행정구’ 발언에 대한 항의 표시로 “앞으로 테슬라 차량을 구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타이완뉴스 등 대만 언론 매체들에 따르면, 추궈정 대만 국방부 장관은 지난 12일 입법회 외교·국방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대만군의 전기차 구매 결정은 정부의 환경 정책에 따른 것이지만, 테슬라 차량을 더 구매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대만 국방부는 현재 테슬라 차량 7대를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군의 이번 결정은 머스크가 대만을 홍콩처럼 중국의 특별행정구역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 뒤 나왔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 7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대만이 홍콩에 적용되고 있는 특별행정구역의 ‘더 관대한 버전’을 받아들인다면, 대만해협에서의 분쟁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테슬라의 중국 상하이 전기차 공장과 관련, 중국과 대만 간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해 언급하던 중 나온 것이었다.

이후 대만의 대(對)중국 기관 대륙위원회는 “머스크는 단순히 기업의 투자 이익만을 고려해 민주국가를 전제국가 특별행정구로 바꾸자는 제안을 했다”며 비판했다. 샤오메이친 주미 대만 대표부 대표도 “우리의 자유와 민주주의는 팔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반면, 친강 주미 중국 대사는 “민족통일 실현을 위한 최선의 접근법”이라며 머스크의 발언을 추켜세웠다.

한편 테슬라의 중국산 전기차 판매량이 지난 9월 8만3135대로 월간 최대 기록을 경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지난 10일 이 같이 보도하며 “중국 내 공급망 병목 현상이 완화되면서 상하이 공장이 생산을 더욱 늘리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