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우크라이나군 휴대용 대공미사일에 피격된 러 SU-30 전투기가 지상에 추락해 폭발하는 모습. /트위터

러시아가 크림대교 폭발을 계기로 우크라이나 민간 지역에 무차별 공격을 퍼붓고 있다. 다만 그들이 발사한 미사일과 공격용 드론 절반 이상이 공중에서 격추됐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오히려 무기 조달 능력의 한계만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병사가 사용한 휴대용 무기에 러시아 순항 미사일 2기가 추락한 사실이 전해지며 굴욕을 당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1일(현지 시각) 영상 연설을 통해 “오늘 러시아군이 발사한 미사일 28발 중 20발을 격추했다”며 “러시아군 순항 미사일 2기를 명중시킨 드미트리 슘스키 병사에게 경의를 표한다. 훌륭한 기술을 보여준 한 사람이 수십 명의 생명을 구해냈다”고 말했다.

언급된 슘스키 병사는 북동부 체르니히우 전선에서 싸우는 대공 미사일 소대 소속이다. 그는 전날 스팅어 미사일을 사용해 러시아군 크루즈 미사일 2기를 격추하는 데 성공했다. 스팅어는 미국의 대표적인 단거리 휴대용 대공미사일이며 어깨 위에 올려놓고 쏠 수 있다. 앞서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올해 3월과 지난달 스팅어 한 발로 러시아군 공격헬기와 전투기를 격추하는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지난 9일에도 “러시아가 오늘 아침 우크라이나에 75기의 미사일을 발사했으나 그중 41기가 격추됐다”고 밝혔다. 이같은 점을 들어 외신은 우크라이나 내 민간 건물이 파괴되고 인명 피해가 발생하고 있으나, 러시아군이 가한 공격 규모에 비해 치명적이지 않다고 전했으며 전문가들도 비슷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영국 정보기관 정보통신본부(GCHQ)의 제레미 플레밍 국장은 이날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연설에서 러시아의 상황을 ‘절망적’이라고 표현하며 “러시아군은 지쳤다. 전쟁을 지속할 무기와 병력을 동원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죄수를 투입하는 등 수십만 명의 경험 없는 사람을 동원하는 것은 그들의 악화된 상태를 말해준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