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 장갑차가 도로에 설치된 지뢰를 밟고 폭발하는 모습. /우크라이나 총참모부 트위터

러시아군 장갑차가 지뢰밭을 통과하려다 그대로 폭발해버리는 순간이 포착됐다. 일각에서는 지난달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동원령 이후 급하게 전장 배치된 병사들이 제대로 된 훈련을 받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언급되고 있다.

14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총참모부 트위터에는 ‘Z’ 표식이 선명한 러시아군 장갑차가 지뢰 깔린 도로를 질주하다 폭발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게시됐다. 1분25초 분량으로 우크라이나 군용 드론이 촬영한 여러 장면을 편집해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러시아군의 다목적 장갑차량 MT-LB 한 대가 등장한다. 장갑차가 이동하는 방향 도로 위에는 우크라이나군이 설치한 TM-62 대전차 지뢰 10여개의 모습이 선명하다. 그러나 장갑차 운전병은 정면에 깔린 지뢰밭이 보이지 않는 듯 속도를 줄이지 않고 직진했다.

러시아군 장갑차가 도로에 설치된 지뢰를 밟고 폭발하는 모습. /우크라이나 총참모부 트위터

결국 지뢰를 밟은 장갑차는 굉음과 함께 터졌고 거대한 불길 속에 휩싸였다. 사방으로 튄 파편과 피어오른 연기로 주변은 순식간에 어지럽게 변했다. 이어 한 러시아 병사가 충격받은 표정으로 바닥에 앉아 주변을 둘러본 뒤 군장을 챙겨 현장을 떠나는 장면도 나온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숙련병이 부족한 러시아군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한 퇴역 군인은 “대전차 지뢰는 적군 전차 운전병이 볼 수 없도록 땅 밑에 매설한다. 영상 속 상황의 경우 육안으로 볼 수 있음에도 그 길을 갔다”며 “훈련받은 병사가 지뢰를 밟고 가는 경우는 없다. 러시아 군인들이 정상 훈련을 받지 못했다는 걸 알 수 있다”고 했다.

사실 이같은 상황에 대한 우려는 지난달 21일 푸틴 대통령의 예비군 부분 동원령이 내려진 직후부터 나왔다. 예비역을 재훈련시키고 조직하는 과정이 단시간 내 완벽히 이뤄지기 힘들고, 이미 군사보급까지 약해진 상태이기 때문에 실전에 별다른 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전망이었다.

당시 군사분석가들은 “러시아가 전투준비 부대를 추가 동원하고 훈련·장비 등을 갖추려면 최소 몇주에서 최대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입을 모았고, 영국 국방부도 “새로 징집된 러시아 병사들은 최소한의 준비만 한 상태로 전선에 배치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