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삶 중 무엇이 더 가치가 있습니까?”

영국 런던 내셔널갤러리에 전시된 네덜란드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대표작 ‘해바라기’에 14일(현지 시각) 토마토수프를 끼얹는 시위를 벌인 환경단체 회원 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풀려났다.

영국의 환경단체 ‘저스트 스톱 오일’ 소속 환경운동가 2명이 14일(현지 시각) 런던 내셔널 갤러리에서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 ‘해바라기’에 토마토 수프를 뿌린 뒤 발언하고 있다. /가디언

블룸버그와 가디언 등에 따르면, 환경단체 ‘저스트 스톱 오일(Just Stop Oil)’ 소속 2명은 이날 오전 11시 갤러리 43번 방에 전시 중인 고흐의 유화 해바라기에 하인즈사 토마토수프 두 통을 연 뒤 내용물을 투척했다.

이들은 수프를 해바라기에 끼얹고 나서는 무릎을 꿇은 뒤, 준비해온 접착제를 꺼내 손에 바르고 벽에 자신들의 손을 붙였다. 그러고선 시위자 피비 플러머(21)는 “예술과 삶 중에 무엇이 더 가치가 있나”라며 “그림을 보호하는 것과, 지구와 사람을 보호하는 것 중에 무엇에 더 관심이 있는가?”라고 외쳤다.

또 다른 시위자인 안나 홀랜드(20)는 “석유회사들이 기록적인 이익을 거두는 중에 영국 가정들은 이번 겨울에 난방과 식사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것”이라며 “(기후 위기로) 수백만명의 사람이 이주해야 하고 수만명의 사람이 굶주림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현지 경찰은 이들을 재물손괴와 무단침입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했다. 내셔널갤러리 측은 해바라기 액자 프레임에 약간 손상이 있었지만 그림은 유리로 덮여 있어 피해가 없었다고 밝혔다. BBC에 따르면, 해당 작품은 고흐가 1887년부터 이듬해 사이 그린 7점의 해바라기 작품 가운데 하나다. 저스트 스톱 오일은 이 작품이 8420만달러(약 1210억원)의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들의 ‘시위’를 본 현장 관람객들은 상이한 반응을 보였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한 남성은 가디언에 “시위의 이유를 이해할 수는 있지만, 인류의 예술 작품을 목표로 삼는 것은 우려된다”고 했다. 다른 한 시민은 “내셔널갤러리를 찾는 사람 중에서는 지구의 문제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