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의 한 시골 중학교에서 수십명의 학생들이 식수를 마신 뒤 집단 중독 증상을 보여 병원으로 옮겨졌다./트위터

멕시코의 한 시골 마을 중학교에서 식수를 마신 수십명 학생들이 집단으로 실신을 한 일이 벌어졌다. 당국은 조사에 나섰지만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14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과 스페인 매체 엘파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7일 멕시코 남부 치아파스주 보칠의 한 중학교에서 물을 마신 학생들이 원인 모를 중독 증상을 보여 병원으로 옮겨졌다.

사고가 발생한 당시는 쉬는 시간으로, 운동장에 100여명 학생들이 모여 있었다. 학생들 가운데 물병에 든 물을 마신 학생들은 호흡 곤란과 구토, 어지러움증, 망상증, 발작 등 여러 증상을 호소하며 하나둘씩 쓰러지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 학생은 72명이다. 대부분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았다. 이 중 11명은 여전히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한 학생은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깨어났지만 중태 상태다.

회복한 학생들은 “물을 마신 뒤 머리가 아프고 어지럽기 시작했다” “친구들이 기절하고, 구토하고, 머리를 쥐어 뜯으며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을 봤다” “물을 세 모금 마셨는데 구토가 시작됐고 발에 감각이 없고 입안이 얼얼했다” 등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온라인상에는 학생들이 옮겨진 병원 안 모습으로 추정되는 영상이 올라오기도 했다. 영상을 보면 교복 차림의 10대 학생들을 안고 병원 복도를 질주하는 부모들의 모습과 혼란스러운 병원 안 상황이 담겼다.

멕시코 당국은 피해 학생들의 소변 샘플과 학교에서 가져온 물 35병을 대상으로 독성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코카인, 아편, 대마, 암페타민 등 마약류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선 아이들 몸에서 마약류 양성 반응이 나타났다는 주장이 나왔다.

피해 학생 부모인 후안 안토니오 에르난데스는 아들이 마신 물 병뚜껑에 흰색 가루가 묻어 있는 것을 보고 사설 검사소에 성분 의뢰를 한 결과 코카인 성분이 검출됐다며 “정부에 반대하고 싶지 않지만 단지 아이들이 코카인을 과다 복용한 것인지 확인시켜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멕시코 당국은 이 같은 학부모들의 주장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여러 독성 테스트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