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현지 시각) 맨체스터 주재 중국 총영사관에 끌려 들어가 폭행을 당한 시위대 밥 챈이 자신은 총영사관에 진입할 의도가 없었다고 폭로했다. 중국 정부가 내놓은 영사관에 불법 침입하려 해서 폭력을 행사했다는 변명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19일(현지 시각) BBC 등 현지 언론 매체들에 따르면, 홍콩 출신인 챈은 이날 런던 시내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서 챈은 16일 사건 당시의 경위를 설명했다. 16일 챈은 영사관 앞에서 시위대 40여명과 함께 평화시위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마스크를 쓴 남성들이 영사관 밖에서 자신을 폭행한 뒤 강제로 영사관 안으로 연행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정신을 차려보니 내가 영사관 내부로 끌려가고 있었다”면서 “나는 들어가지 않으려고 영사관 대문을 붙들고 있었지만 오래 버티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후 챈은 영사관 마당으로 끌려 들어갔으며 여러 사람에게 주먹질과 발길질을 당했다고 증언했다. 다른 시위대들이 챈을 구출하려 했지만 무위에 그쳤다. 폭력은 맨체스터경찰청 소속 경찰관이 나타난 뒤에야 멈췄다.
챈의 주장은 현지 경찰이 성명서에서 밝힌 사건 파악 기록과도 일치한다. 경찰에 따르면, 16일 오후 총영사관 앞에는 시위대 40명이 있었으며, 오후 4시에 남성 한 무더기가 영사관 건물에서 나와 한 남성을 끌고 들어가 때렸다고 적시했다. 경찰은 끌려간 남성의 안위가 우려돼 사건에 개입하고 챈을 구출했다고 밝혔다.
또 이날 기자회견에서 챈은 아직 홍콩에 있는 자신의 가족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영국에서 이런 (폭력 사태가) 벌어질지 몰라서 충격을 받았다”면서 “영국은 표현과 집회의 자유가 기본 인권으로 보장되는 곳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날 회견에서 챈은 자신이 폭행당한 뒤 촬영한 등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