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자신의 남자친구와 함께 10대 쌍둥이 자녀를 학대한 엄마가 경찰에 붙잡혔다.
20일(현지시각) CBS 계열사 KHOU방송에 따르면, 아이들의 어머니인 자이키야 던컨(40)과 그녀의 남자친구 조바 테렐(27)은 최근 아동학대 등의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이번 사건은 지난 18일 쌍둥이 남매가 텍사스 휴스턴의 거주지를 탈출해 이웃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면서 드러나게 됐다. 쌍둥이 중 남자아이가 던컨의 지갑에서 수갑 열쇠를 발견하고 입 안에 숨겼다가 새벽 5시쯤 탈출을 시도한 것이다. 쌍둥이는 도움을 구하기 위해 맨발로 인근 집들을 돌아다니며 문을 두드렸다.
아이들에게 문을 열어준 건 한 여성이었다. 이 여성은 아이들을 안으로 들여 담요를 건넨 뒤 곧바로 경찰에 신고 전화를 걸었다. 그는 지역 매체와 인터뷰에서 “아이들이 너무 마르고 허약했다”고 말했다. 쌍둥이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아이들은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였으며 신체에서는 학대 흔적으로 보이는 타박상과 흉터 등이 발견됐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두 아이는 벌거벗긴 상태로 손목에 수갑을 찬 채 세탁실에 갇혀 지냈으며, 제대로 먹거나 씻지도 못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아이들은 던컨이 자신들에게 알레르기 치료제인 ‘베나드릴’(디펜히드라민)을 한 번에 20정 이상 먹였고, 목과 생식기에 표백제를 붓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또 화장실을 이용할 수 없었으며 대소변을 본 뒤에는 그걸 먹도록 강요당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쌍둥이의 거주지로 출동했으나 던컨과 테렐은 이미 자취를 감춘 뒤였다. 두 사람은 7세에서 14세 사이의 자녀 5명도 함께 데려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미성년자를 찾을 때 도움을 요청하는 앰버경보를 발령했고, 몇 시간 뒤 루이지애나주 배턴루지에서 두 사람을 체포했다. 경찰은 당시 던컨이 아이 한 명만 데리고 있었고, 나머지 네 명은 친척 집에서 발견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