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하일 아시체프(34)/BBC

러시아에서 부분 동원령이 내려진 이후 이를 반대하는 한 남성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됐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21일(현지시각) BBC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500마일(약 804㎞) 가량 떨어진 포드포로지예 마을에 거주하는 34세의 정비공 미하일 아시체프의 사연을 전했다.

미하일은 최근 자신의 징집 여부를 두고 논의하는 징병사무소 관계자들과 논쟁을 벌였다. 그가 부분 동원령에 대해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BBC는 당시 상황이 찍힌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휴대전화로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에서 미하일은 “지금 러시아는 위험에 처해있지 않기 때문에 우크라이나에 가서 싸우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는 평화주의자가 아니다. 만약 어떤 나라가 내 조국을 점령하거나 침략하려고 한다면 나는 소집서류가 나오지 않더라도 바로 입대 신청을 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지금 상황은 아니다. 지금 나는 조국에 군사적 위험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징병 담당자가 “조국이 위험에 처해 있다”고 거듭 말하자 미하일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개시한 날짜를 언급하며 “내 조국은 2월24일 이전에는 위험에 처하지 않았었다”고 반박했다.

미하일은 징병담당자들과 언쟁을 했을 때 매우 긴장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하지만 나중에 비디오를 다시 봤을 때, 반대로 내 말을 듣고 있는 사람들의 눈에서 두려움을 봤다”며 “그들은 사람들을 이곳저곳으로 옮기고 명령할 수 있는 물건으로 취급하는데 익숙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이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게시된 이후 위협을 받았지만, 동시에 많은 사람들로부터 지지와 응원을 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매체는 “수고했다. 당신은 용감하고 정직하다”, “살인을 거부하는 것은 인간적이고 용기 있는 행동”, “당신은 올바른 질문을 했다. 실제로 2월24일 이전에 누가 우리를 공격할 계획이었나?” 등 댓글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미하일은 BBC에 “동원령이 내려지기 전부터 나와 가족들은 ‘만약 그런 상황이 온다면 거부하겠다’고 합의했었다”며 “감옥에 가게 되더라도 나는 반대할 것이다. 차라리 감옥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 나라는 내가 전쟁에 나가지 않았다는 이유로 나를 범죄자라고 생각하겠지만, 인류애적 측면이나 내 관점으로 보면 나는 범죄자가 아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