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손 드네프르 강을 가로지르는 안토니우카 로드 브리지가 우크라이나군 공격으로 파손된 모습./타스통신 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반격에 밀려 헤르손 점령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민들에게 긴급 대피령을 잇따라 내린 가운데 대규모 후퇴 준비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왔다.

22일(현지시각) 영국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전쟁 전황에 대한 트위터 게시물을 통해 “러시아군이 드니프로 강을 건너는 도강 지점들을 보강하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며 “손상된 헤르손의 안토니우스키 대교 옆에 바지선 교량을 완공했다”고 밝혔다.

바지선 교량은 군인들을 대피시키고 군수품을 옮기기 위해 사용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러시아군이 드니프로강 남동쪽으로 대규모 후퇴를 계획 중이라는 관측과 같은 맥락이다.

안토니우스키 대교는 헤르손 지역을 동에서 서로 관통하는 드니프로강의 남안과 북안을 잇는 1366m 길이의 다리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헤르손을 점령한 2월부터 수송과 보급 등의 전략적 핵심 인프라다.

이 다리는 지난 7월 우크라이나군 로켓 공격으로 파괴됐다. 러시아군이 복구작업에 나섰지만 우크라이나군 공격이 반복되면서 정상적으로 통행되지 않고 있다.

영국 국방부는 “러시아군이 이런 유형의 다리(바지선 교량)를 사용하는 건 수십년 동안 처음있는 일”이라면서도 “민간 바지선을 이용하는 게 자재와 운송 면에서 러시아에 장점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러시아는 침공에서 교량설치를 위한 군사장비와 공병인력의 상당량을 잃은 상태”라며 “바지선이 손상되면 러시아는 신속하게 수리하거나 교체하려고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가 임명한 헤르손 점령지 행정부는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전선의 긴박한 상황, 대규모 포격 위험 증가, 테러 공격 위협으로 인해 헤르손의 모든 민간인은 즉시 도시를 떠나 드니프로 강의 왼쪽(동쪽) 둑으로 건너가야 한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지난 19일에도 헤르손에 이미 주민대피령을 내려 며칠간 수천명이 대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