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시 수낙 전 재무장관과 보리스 존슨 전 총리/조선일보DB

보리스 존슨 전 총리가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리시 수낙 전 재무장관이 차기 영국 총리에 오를 가능성이 유력해졌다.

23일(현지 시각) BBC 방송에 따르면 존슨 전 총리는 이날 오후 9시 긴급 성명을 내고 출마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성명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만 지금은 단지 때가 아니다”라며 “당이 통합되지 않으면 잘 통치할 수 없다”고 했다.

이로써 수낙 전 장관이 24일 마감되는 보수당 대표 경선 후보 등록에 단독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추가 절차 없이 당 대표 겸 차기 총리로 결정되는 것이다. 인도계 이민자 가정 출신인 수낙 전 장관이 당선될 경우 영국 역사상 첫 백인이 아닌 총리가 나오게 된다.

수낙 전 장관은 존슨 전 총리의 불출마 선언 후 자신의 트위터에 “존슨 전 총리는 브렉시트와 백신 접종을 훌륭하게 해냈다. 우리 나라가 가장 힘든 상황에서 우리를 이끌었다. 언제나 이에 감사할 것”이라며 “총리직에 불출마 하지만 공공의 이익에 계속 기여해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했다.

앞서 존슨 총리는 출마 선언과 함께 지지 의원 102명을 확보했다며 후보 등록 요건인 100명 이상을 맞췄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BBC 방송은 공개적으로 지지를 표명한 사람이 57명 밖에 되지 않는다며 실제 요건을 갖췄는지 여부가 확실하지 않다고 전했다.

수낙 전 총리보다 앞서 출마 선언을 한 페니 모돈트 원내 대표는 27명 가량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돈트 원내 대표 측은 존슨의 불출마 선언 이후에도 캠페인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만약 모돈트 원내대표가 마감 전까지 후보 등록 요건인 100명의 지지를 확보해 출마할 경우 24일 오후 원내 의원들이 투표를 통해 두 후보의 순위를 결정 짓는다. 다만 이 순위가 당락을 결정하는 건 아니다. 이후 전체 당원 투표를 진행하고 28일 결과가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