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하고 부유한 엘리트 이미지가 강한 리시 수낙 영국 신임 총리의 정식 임명을 앞두고, 과거 수낙 총리의 ‘곤란한 실수’ 장면들이 다시 주목 받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수낙 신임 총리가 올해 3월 기아차에 주유하는 장면을 연출한 것이다. 수낙 당시 재무장관은 유가가 내려간 것을 홍보하기 위해 주유소를 찾아 직접 빨간색 기아 ‘리오’ 차량에 주유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문제는 이 차량이 수낙의 차량이 아닌 주유소 직원에게서 빌린 것이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수낙 장관이 덜 부유한 척을 하기 위해 평범한 차량을 빌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후 수낙 장관은 자신의 차량이 아니었음을 인정하고 “가장 당황스러운 점은 내 차가 아닌 다른 차에 넣은 기름에 대해서 돈을 내야 했다는 점”이라고 농담을 했다.
이 외에도 콜라 한 캔을 구매하면서 바코드에 콜라 대신 카드를 갖다 댄 실수도 회자됐다. 특히 그가 재무장관 시절 영국 공식 가상화폐로 ‘브리트 코인’ 발행을 검토하는 등 가상화폐에 관련 정책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더 놀림거리가 됐다. 수낙 장관은 후에 이에 대해서도 실수를 인정하고 “이후 사람들이 나한테 어떻게 ‘비접촉 카드 결제(contactless card)’를 하는지 알려주고 있다. 요즘 현대 기술은 정말 놀랍다”며 농담을 했다.
[2021년 3월 공개된 리시 수낙 당시 재무장관이 학생들과 인터뷰하는 모습]
그의 ‘콜라 중독’ 관련 말실수도 소환됐다. 작년 수낙 당시 재무장관은 두 명의 남학생과 가진 인터뷰 자리에서 학생들이 “펩시(콜라)를 좋아하냐 코카(콜라)를 좋아하냐?”고 묻자 웃으며 “나는 콜라 중독이다. 완전 콜라 중독(I am a Coke addict, I am a total Coke addict)”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가 쓴 ‘콜라 중독(coke addict)’ 이라는 표현이 사실은 ‘코카인 중독’을 뜻하는 단어라 학생들이 당황한 표정으로 카메라를 바라본다. 수낙 당시 장관은 빨리 상황을 수습하며 “코카 콜라 중독(Coca-Cola addict)”이라고 표현을 정정했다.
수낙 신임 총리가 엘리트 의식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도 재소환됐다. 2001년 BBC 다큐멘터리 ‘중산층 : 그들의 부상과 확산’에 출연한 청년 수낙은 “나는 귀족 친구들도 있고 상류층 친구들도 있고 노동자 계층 친구들도…아니 노동자 계층 친구는 없다”고 발언했다. 이후 방송에 나와 이에 대해 “우리 모두 학생 때는 어리석은 말도 한다”며 해명했다.
보수당 의원들과 모인 자리에서 “가난한 지역에서 공공자금을 빼 부유한 도시를 돕는 데 썼다”고 자랑하는 영상도 화제다. 마이크를 잡고 앞에 선 그는 “노동당에서 몇 가지 공식을 물려 받았다.그들은 자금을 몽땅 가난한 도시 지역에 쏟아 부었다”고 지적한 뒤 자신이 재무 장관으로 그 정책들을 다 뒤집었다고 자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