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당국이 외국 피란민들에게 이번 겨울에는 귀국하지 않을 것을 권고했다고 영국 BBC 방송이 2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리나 베레슈크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이날 국영TV에 출연해 “피란민에게 내년 봄까지 우크라이나로 돌아오지 말라고 부탁하고 싶다”며 “전력망이 버티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이번 겨울 살아남아야 한다”고 했다.
베레슈크 부총리는 “수백만명에 이르는 해외 피란민이 귀국한다면 상황이 악화할 것”이라며 “가능하다면 당분간 외국에 머물러 달라”고 했다.
러시아는 이달 중순부터 우크라이나 전역의 전력 기반시설을 겨냥해 자폭 드론과 크루즈 미사일 등으로 폭격을 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8일 기준으로 전체 발전소의 3분의 1이 러시아의 공격을 받았다고 했다. 22일에는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100만가구 이상이 정전을 겪은 것으로 집계됐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전력을 아끼기 위해 전국적으로 순환단전을 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외국으로 대피한 우크라이나 피란민이 77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피란민이 돌아오면 전력 수요가 늘어나는데, 이를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우크라이나 당국의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