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트위터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로이터 뉴스1

미국 중간선거를 하루 앞둔 7일(현지 시각) 소셜미디어 트위터를 인수한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특정 정당에 속하지 않은 독립적인 유권자들에게 “공화당에 투표하라”고 촉구했다.

머스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공유된 권력은 최악의 (권력) 과잉을 억제한다”면서 “대통령이 민주당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독립적인 유권자들에게 공화당에 투표할 것을 추천한다”고 썼다.

그는 “민주당과 공화당의 강경파 지지자들은 절대 반대편에 투표하지 않기 때문에, 무소속 유권자들이 실제로 누가 (의회를) 책임질지 결정하는 사람들”이라며 이들의 투표 참여를 강조했다.

머스크는 또한 “분명히 말하자면, 나 역시 무소속 유권자이고 올해 전까지 민주당에 투표한 이력도 있다”면서 “미래에 민주당에 다시 투표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1억1000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거느린 머스크의 이번 트윗은 주요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대표가 처음으로 특정 정당을 노골적으로 지지한 것이라 파장이 예상된다. 머스크의 트윗에 대해 현지 언론과 네티즌들은 “트위터가 대중의 신뢰를 얻으려면 정치적으로 중립적이어야 한다”고 했던 머스크의 발언을 소환해 비판하고 있다.

선거 분석 매체와 여론 조사 등에 따르면 이번 중간 선거에서 공화당이 하원을 탈환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상원 선거에선 양당이 초접전을 벌이거나 공화당이 승리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머스크의 발언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작다고 진단했다. 버지니아대 정치 센터의 카일 콘딕은 “기본적으로 유명인사의 공개적인 지지가 유권자의 행동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머스크가 정치적인 트윗을 올린 이날 트위터의 변화를 우려한 광고주들의 이탈이 이어졌다.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와 자회사 카이트는 트위터에서 유료광고를 일시 중지하기로 했고, 독일 보험사 알리안츠도 트위터 광고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미디어 관련 시민단체인 프리프레스의 제시카 곤잘레즈 대표는 머스크의 공화당 지지 촉구 트윗과 관련해 성명을 내고 “머스크는 광고주들이 신뢰할 수 있는 균형 잡힌 CEO임을 스스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로이터 연합뉴스

이날 테슬라 주가는 미국 증시에서 5% 하락한 197.08달러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200달러 선이 무너진 것은 17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날 테슬라 주가는 장중 196.66달러까지 밀리며 52주 신저가 기록을 경신했다.

현지 언론들은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이후 투자자들의 테슬라 주식 매도가 계속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테슬라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자동차 수요 둔화, 공급망 문제, 높은 원자재 가격 등으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은 머스크가 테슬라에 집중하기를 원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