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이미지./로이터 연합뉴스

비트코인 5만여개를 훔친 혐의를 받는 해커 자택에서 약 34억 달러(약 4조7000억원)어치의 암호화폐가 발견돼 미국 연방검찰이 압류했다.

7일(현지시각) AFP 등에 따르면 미국 뉴욕 남부연방검찰청은 이날 부동산 개발업자인 제임스 중(32)이 지난 4일 비트코인 금융사기 혐의를 인정했다고 밝혔다.

중은 2012년 9월 마약 밀거래에 널리 활용됐던 다크웹 암시장 ‘실크로드’에서 비트코인 5만676개를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중은 9개의 익명 계정을 동원해 이들 사이 신속 거래를 일으키는 방식으로 실크로드 사이트 인출 처리 시스템을 교란해 자신의 계좌로 비트코인 5만여개를 입금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자신이 관리하는 여러 개의 개인 지갑 주소로 비트코인을 옮겼다.

사라진 비트코인의 행방을 추적하던 검찰은 지난해 11월 조지아주 게인즈에 위치한 중의 자택을 급습해 훔친 비트코인 5만여개를 찾아 압수했다. 당국 발표 자료에 따르면 중의 집 지하실 금고에 보관된 저장장치와 화장실 벽장 속 팝콘통에서도 비트코인이 저장된 싱글보드 컴퓨터를 발견했다.

담당 검사 데미안 윌리엄스는 “10년의 세월 동안 이 방대한 비트코인 뭉치의 행방이 34억 달러를 찾는 미스터리로 커졌다”고 말했다.

다만 검찰이 압수할 당시 비트코인 5만개의 가치는 34억 달러였으나, 현재 시세로는 약 10억3000만 달러(약 1조4340억 원)의 가치다.

중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스스로를 ‘초기 비트코인 대규모 투자자’로 소개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또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소프트웨어 개발 경험이 있다고도 했다. 그의 소셜미디어엔 요트나 비행기 앞에서 찍은 사진, 유명 축구 경기장에서 찍은 사진 등 부를 과시한 사진들이 올라와 있다.

중은 최대 20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고 AFP는 전했다.

한편 실크로드는 2013년 미 연방수사국(FBI)에 의해 폐쇄됐다. 실크로드 운영자 로스 윌리엄 울브리히트는 2015년 마약 유통 및 범죄집단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