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 지뢰 제거 차량이 대전차 지뢰를 밟고 순식간에 폭발해버리는 순간이 공개됐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지난 8일(현지 시각) 동부 전선에서 포착한 러시아군의 장갑차 호송대 행렬 영상을 공개했다. 도네츠크주 바흐무트에서 약 32㎞ 떨어진 곳에서 드론을 이용해 촬영한 것이다.
여기에는 가장 앞서가던 러시아군의 UR-77 지뢰 제거 차량이 대전차 지뢰를 밟은 뒤 폭발해 산산조각 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차량은 거대한 화염과 시커먼 연기에 휩싸였고 엄청난 충격에 분해된 듯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가 됐다.
UR-77 차량은 지뢰를 제거하는 역할 뿐만 아니라 공격용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전쟁 발발 후 러시아군은 주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이 차량을 이용한 공격을 감행해왔다. 민간 건물을 부수고 도시를 황폐화하는 데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영상 속 UR-77 차량이 약 750㎏에 달하는 폭발물에 의해 폭파된 것이라고 추정했다. 다만 지뢰를 설치한 주체가 우크라이나군이 맞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진 바 없다.
러시아군이 숨겨진 지뢰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장면은 지난달에도 나온 적 있다. 러시아군 다목적 장갑차량 MT-LB 한 대가 지뢰밭을 통과하려다 폭발하던 순간이 영상으로 기록된 사례다. 당시 길에는 TM-62 대전차 지뢰 10여개의 모습이 선명했으나, 장갑차 운전병은 정면에 깔린 지뢰들이 보이지 않는 듯 속도를 줄이지 않고 직진하다 변을 당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숙련병이 부족한 러시아군의 현실을 드러내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9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동원령 이후 급하게 전장으로 간 병사들이 제대로 된 훈련을 받지 못했음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당시 한 퇴역 군인은 “훈련받은 병사가 지뢰를 밟고 가는 경우는 없다”며 “러시아 군인들이 정상적인 훈련을 받지 못했다는 걸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