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항공. /로이터 연합뉴스

영국의 항공사들이 잇따라 엄격했던 승무원 복장 규정을 완화하고 있다.

10일(현지 시각) 가디언과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최근 영국항공은 승무원 복장·용모에 관련된 규정 개정안을 발표했다. 그 안에는 지금껏 머리카락을 단정하게 깎아야 했던 남성 승무원도, 여성 승무원처럼 묶거나 쪽질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남성 승무원에게 과하지 않은 수준의 색조 화장도 허용했다. 전 승무원에 대해서는 검은색과 형광색을 제외한 모든 색상의 네일아트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모든 조항은 조종사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앞서 영국항공은 승객들의 다양한 성 정체성을 포용한다는 의미에서, 지난해부터 고객 탑승 안내 시 ‘신사 숙녀 여러분’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영국항공 대변인은 “모든 직원이 편안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성별과 성 정체성, 인종, 문화 등의 배경을 불문하고 모든 사람이 지침을 수용하길 바란다”고 했다.

지난 5월 직원들의 문신 노출을 허용한 버진애틀랜틱항공이 공개한 사진. 객실 승무원들이 입은 반소매 유니폼 밖으로 문신이 드러나 있다. /버진애틀랜틱항공

최근 영국의 항공사들은 보수적인 원칙을 고수하던 복장 규정을 잇따라 완화하고 있다. 특히 성별에 구분을 두지 않는 젠더리스 패션을 허용하는 추세다.

그중 버진애틀랜틱항공은 지난 9월 모든 조종사와 승무원들에게 성별에 상관없이 치마와 바지를 골라 입을 수 있도록 했다. 그보다 앞선 5월에는 문신을 가려야 한다는 규정도 없앴다. 이후 항공사가 새로 공개한 홍보 사진에는 남녀 승무원이 팔에 새긴 문신을 훤히 드러낸 채로 웃는 모습이 담겼다.

샤이 웨이스 버진애틀랜틱항공 최고경영자(CEO)는 “사내 복장 규정을 바꾼 뒤 구직 지원자들이 2배로 늘어 인력난을 거뜬히 헤쳐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