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7일(현지 시간) 태국 방콕 카오산 인근에 대마 전문점의 모습. 대만 정부는 지난 6월 대마 가정 재배를 전면 합법화했으나, 각종 문제점이 속출하자 미성년자와 임신부 등에 대마를 팔 수 없게 하는 등 규제에 나섰다./뉴스1

지난 6월 대마를 마약류에서 제외한 태국이 뒤늦게 일부 대마 규제에 나섰다. 각종 사건·사고와 오남용 사례가 계속된 데 따른 것이다.

타이PBS 등 현지 매체는 14일 “태국 보건부가 의회에서 대마법 통과가 지연되자 12일 자로 관련 규정을 수정했다”고 전했다. 새 규정에 따르면 20세 미만의 미성년자와 임신부, 모유 수유 중인 여성에겐 대마를 판매할 수 없다. 온라인 채널이나 자동 판매기를 통한 대마 판매도 제한되고 놀이공원과 종교 시설, 호스텔 등에서도 대마를 팔 수 없게 됐다. 환각 성분을 많이 함유한 대마 꽃봉오리는 통제 대상으로 분류돼 상업적 목적으로 판매하거나 가공하려면 당국 승인을 받아야 한다.

지난 2018년 아시아에서 최초로 의료용 대마를 허용한 태국은 지난 6월 9일부터 대마를 가정에서 재배할 수 있게 하는 등 대마를 전면 합법화했다. 너도나도 대마를 재배하기 시작하면서 판매와 소비가 급격히 늘어났다. 방콕 대표 관광지인 카오산 등에선 대마초를 사고파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게 됐고, 식당들은 앞다퉈 대마 성분이 들어간 음식을 내놓았다.

하지만 문제점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대마 과다 흡입 때문에 사망 사고와 미성년자의 오남용 같은 부작용이 쏟아졌다. 동남아 인기 관광지인 태국이 글로벌 ‘불법 대마 관광’의 온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각국 해외 공관은 태국에서 대마 관련 제품을 본국으로 반입하지 말라며 단속에 나섰다. 태국의료위원회는 지난 9월 “현재의 대마 합법화 정책은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고, 부정적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대마 사용을 철저히 의료용으로 제한할 것을 촉구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태국 정부는 지난 9월 대마 판매와 소비에 대한 세칙을 담은 새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지만, 야권의 반대로 통과되지 않고 있다. 야권은 이 법안이 향락용 대마 사용을 막기엔 충분하지 않다며 반대하고 있다. 태국 여야는 논의를 거쳐 이달 본회의에 다시 법안을 상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