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팬들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팬 존'에서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C조 아르헨티나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를 보고 있다. /AP 연합뉴스

2022 카타르 월드컵의 최대 수혜자로 아랍에미리트(UAE)의 두바이가 꼽히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 시각) 두바이가 카타르 월드컵을 응원하러 온 각국 축구 팬들로 넘쳐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카타르가 아닌 두바이가 ‘월드컵 특수’를 누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두바이는 중동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도시로 꼽힌다.

외국 축구 팬을 수용할 숙박시설이 충분하지 않은 카타르와 달리 두바이에는 다양한 가격대의 숙박시설이 있다. 두바이는 유명 관광지인 인공섬 ‘팜 주메이라’에 있는 신축 호텔을 축구 팬을 위한 숙박시설로 할당했다.

외국 관광객의 음주를 허용하는 두바이의 분위기도 축구 팬을 끌어들이는 요인이다. 카타르는 월드컵 기간에도 엄격한 음주·복장 규정을 고수하고 있다. 당초 경기장 인근 ‘지정구역’에서 맥주 판매를 허용한다는 방침이었지만, 개막 이틀 전에 이를 번복했다.

20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설치된 '팬 존'에서 축구팬들이 경기를 시청하고 있다./로이터 뉴스1

웨일스 축구대표팀 응원단 ‘더 배리 혼스’는 대회 기간 두바이에서 숙박하면서 카타르를 오간다. 더 배리 혼스의 개러스 에번스는 “카타르의 문화는 우리와 잘 맞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WSJ는 잉글랜드 대 이란, 웨일스 대 미국의 경기가 열린 날 두바이 공항의 한 터미널에서는 맥주가 매진되는 사태가 빚어졌다고도 했다. 자유로운 두바이에서 맥주를 마음껏 마신 뒤 카타르로 이동해 경기를 보겠다는 잉글랜드와 웨일스 팬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두바이에서 카타르 도하는 비행기로 1시간이면 충분하다. 두바이는 월드컵 기간 관광객들에게 간소화된 입출국 절차를 적용한다. 두 도시를 잇는 항공편이 매일 수십편에 달해 두바이에서 숙박하며 경기가 있는 날에만 카타르에 가는 축구 팬도 수천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