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남부 짐바브웨가 중국의 원조로 2억달러(약 2650억원)짜리 국회의사당을 완공해 내년 초 정식 개관할 예정이다. 중국이 거액을 투입해 이 같은 건설 사업에 나서는 것은 광물 등 현지의 풍부한 자원을 선점하기 위한 포석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23일(현지 시각) AP 통신에 따르면, 이날 에머슨 음낭가과 짐바브웨 대통령은 새 국회의사당을 찾아 “짐바브웨와 중국의 전략적 동반 관계와 형제애 덕분에 새롭고 웅장한 의사당 건설이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수도 하라레에서 북서쪽으로 18㎞ 떨어진 햄든산 정상에 있는 새 국회의사당은 3만3000㎡ 부지에 6층 규모다. 본회의장과 의원실, 사무 공간 등을 갖췄다. 새 국회의사당은 중국이 아프리카 곳곳에 건설한 인프라 가운데 최대 규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짐바브웨 국회는 수도 하라레 중심가에 있는 의사당을 사용했다. 19세기 영국 식민지 시절 건설해 350명의 의원과 보좌진을 수용하기에 비좁았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새 국회의사당 건설은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이 짐바브웨를 독재 통치하던 2016년 결정됐다. 인권침해와 선거 부정 등을 이유로 서방이 제재를 강화하자, 중국은 무가베의 지원 요청에 막대한 인프라 건설로 화답하며 영향력을 확대했다.
중국이 짐바브웨와 의사당 건립을 위한 원조 협정을 체결할 때만 해도 공사비가 4600만달러(약 610억원) 정도로 추산됐는데, 코로나 사태로 공기(工期)가 1년 넘게 늘어나면서 당초 예상의 4배 이상 비용이 들었다. 앞서 중국은 2014년 수도 하라레에 짐바브웨 국립국방대학을 세우며 건설 비용 9800만달러(약 1300억원)를 무이자 차관으로 제공하기도 했다. 중국은 짐바브웨의 공항 현대화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