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가 7일(현지 시각)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자국 방문에 공군 전투기를 동원하는 등 화려한 의전을 제공했다.
CNN 방송에 따르면 전날 시 주석을 태운 전용기가 사우디 영공에 진입하자 사우디 왕립 공군의 전투기 4대가 시 주석의 전용기를 호위했다. 중국 국영방송 CCTV는 시 주석의 전용기가 수도 리야드 상공에 진입하자 의전 호위기 ‘사우디 호크’ 6대가 사우디아라비아 국기를 상징하는 녹색과 흰색 연기를 내뿜으며 전용기를 맞이했다고 전했다. 시진핑 주석이 전용기에서 내리자 의전 호위기가 공중에서 중국 오성홍기를 상징하는 붉은색과 노란색 연기를 내뿜는 장면이 사우디 국영 TV에 방영됐다.
사우디 수도 리야드의 킹 칼리드 국제공항에는 리야드 지역 수장인 파이살 빈 반다르 알 사우드 왕자와 외교장관인 파이살 빈 파르한 알 사우드 왕자 등 주요 왕실 인사와 고위 당국자들이 나와 시진핑 주석을 환영했다.
시 주석의 사우디 방문은 2016년 이후 처음이다. 시 주석은 도착과 함께 발표한 서면 연설에서 “중·사우디 수교 이후 32년 동안 양측의 전략적 상호 신뢰는 지속적으로 공고해졌고, 각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의 성과가 많았다”면서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양국 관계 및 공동 관심사인 국제·지역 문제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하고, 중·사우디 관계 발전 방향을 함께 계획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 CNN 방송은 “시 주석에 대한 극진한 대접은 올여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 때와는 확연히 달랐다”고 평했다. 당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왕궁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맞이했으며 다른 고위 인사들과 달리 악수가 아닌 주먹 인사로 바이든을 맞았다. 사우디 아라비아 연구자인 알리 시아비는 CNN에 “사우디는 미국에 무관심한 것은 아니지만, 지속적으로 미국의 지원에 의존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왕국은 몇 년 전부터 다극화되는 세계에서 여러 국가와의 관계를 발전시키려 하고 있으며 이를 되돌릴 순 없어 보인다”고 했다. 이어서 “시 주석의 이번 방문은 중국과의 관계가 깊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