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52) 호텔신라 사장이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에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1위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64)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차지했다.
포브스는 지난 6일(현지시각)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 명단을 발표했다. 포브스는 해마다 재산·사회적 영향력·언론 보도 등을 종합해 이 순위를 정한다. 올해 이 사장은 85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89위를 기록한 데 이어 4계단 상승한 결과로 한국인 중 유일하다.
포브스는 “서울 최고의 숙박 및 대규모 회의 공간을 갖춘 시설 중 하나인 호텔신라의 사장 겸 최고경영자”라며 “호텔신라는 국내 최대 면세점 사업자 중 하나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사장은 일가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삼성물산 무역 부문의 고문을 맡아오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1위에는 벨기에인인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올랐다. 그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에서 대러 제재와 유럽 단결을 주도하며 리더십을 보였고, 코로나 대유행 위기를 적절하게 대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에는 8위를 차지한 바 있다.
포브스는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을 소개하면서 “올해 민주주의에 헌신한 여러 여성들 중 한명이자 독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며 “전쟁 시작 일주일 후 그는 러시아 중앙은행과의 거래금지, 영공폐쇄, 러시아 소유 통신사 금지 등 3가지 주요 경제 제재를 발표했다. 명단에 오른 누구도 4억5000만명을 대표해 정책을 세우지 못한다”고 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뒤를 이어서는 크리스틴 라가르드(66·독일)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커멀라 해리스(58·미국) 미국 부통령, 메리배라(60·미국) 제너럴모터스(GM) 최고경영자, 애비게일 존슨(60·미국)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가 2~5위로 선정됐다.
지난해 1위였던 매켄지 스콧은 11위로 내려왔다. 그는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의 전 부인이다. 아시아 국가 여성 중 가장 높은 순위는 17위에 오른 차이잉원(66) 대만 총통이다. 지난 9월 이란에서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됐다가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당시 22세)도 100위에 자리했다.
이번 명단에 오른 여성 100인 중 최고경영자가 39명, 국가수반이 10명이다. 억만장자는 11명으로, 이들의 자산 가치를 모두 합치면 1150억 달러(약 151조5700억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