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모스크바의 한 쇼핑몰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이번 화재는 모스크바의 또 다른 쇼핑몰에서 화재가 발생한 지 3일만에 발생한 것이어서,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의 사보타주(파괴공작)가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14일(현지 시각) 러시아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전 8시30분쯤 모스크바 발라시하의 쇼핑몰 ‘스트로이파크 몰’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 진압을 위해 소방차 35대와 소방대원 110명, 진화헬기 1대가 투입됐다. 소방당국은 이번 화재로 1명이 다치고 축구장 1개(7140㎡)보다 큰 최소 1만㎡ 면적이 피해를 봤다고 밝혔다.
소방당국은 건축 자재를 판매하는 한 상점에서 불길이 번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주변 연소물에 불이 옮겨붙으면서 순식간에 대형 화재로 이어졌다고 한다. 쇼핑몰 개장 시간이 오전 9시부터였기 때문에 경비원 1명의 부상 외에 별다른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화재의 정확한 원인은 공개되지 않았다.
화재 당시 상황은 트위터, 텔레그램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확산했다. 영상을 보면, 검붉은 화염이 뒤편 건물을 모두 가린 채 하늘로 치솟는다. 수십대의 소방차가 소화제를 분사하지만, 불길은 쉽게 잡히지 않는다. 원거리에서 촬영된 영상에도 검은 연기가 고스란히 담길 정도로 불길은 거셌다.
앞서 지난 9일 오전 6시쯤 모스크바 힘키시에 위치한 쇼핑몰 ‘메가 힘키’에서도 대형 화재가 발생했었다. 메가 힘키는 스트로이파크 몰과 불과 50km 떨어져 있다. 당시 화재로 1명이 숨지고 축구장 1개 면적이 잿더미로 변했다. 소방당국은 “페인트와 에어로졸이 채워진 철제 통이 폭발했다”며 “지붕이 무너져 불이 순식간에 번졌다”고 설명했다. 한 소식통은 인테르팍스통신에 “방화 등 고의적인 행위가 의심되고 있다”고 했다.
한편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지난달 25일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 특수요원들이 볼로그라드에 있는 사우스스트림 가스관에 사보타주를 시도하다가 체포됐다고 전했던 바 있다. 당국이 이번 모스크바에서의 잇따른 화재에 대해서는 별 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지만, 일각에서는 이 또한 우크라이나의 사보타주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동유럽 전문매체 비엔이(BNE) 인텔레뉴스는 “모스크바에서의 화재 사건 급증은 우크라이나 사보타주에 의한 방화 공격 의혹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했다. 영국 데일리메일, 메트로는 “요즘 들어 러시아의 쇼핑센터에서 화재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며 “정말 우크라이나의 사보타주 아니냐”는 한 시민이 텔레그램에 올린 글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