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가이드 A(51)씨가 촬영한 영상. 화산에서 거대한 연기가 치솟고 있다. /뉴욕타임스 트위터
지난 10일(현지시각) 칠레 안데스 산맥의 라스카 화산이 폭발할 당시, 관광객 4명과 산에 오른 산악가이드 A씨가 찍은 가족들을 향한 작별인사가 담긴 영상이 공개되었다./트위터

최근 칠레 안데스 산맥에 있는 라스카 화산이 폭발한 가운데, 당시 산 위에 있었던 한 산악 가이드의 사연이 전해졌다. 이 산악가이드는 위기를 직감하고 가족들을 향한 작별인사가 담긴 영상을 찍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타임스는 칠레의 산악 가이드 A(51)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A씨는 17년 동안 가이드로 근무하며 라스카 화산을 700번 이상 올랐었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화산이 폭발했을 때 A씨는 관광객 4명을 이끌고 라스카 산 위에 올라있었다. 갑자기 화산이 폭발하자 이들은 목숨을 걸고 산 아래로 도망쳐야만 했다.

A씨는 폭발이 낮 12시30분쯤 일어났다면서 “관광객 중 한 명이 무슨 소리가 나는 건지 물어보기 위해 돌아봤다가 거대한 연기 기둥이 솟아오르는 것을 발견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관광객 중 엄마와 아들이 있었는데 그들은 매우 겁을 냈고, 다른 두 명의 관광객들은 침착하게 행동했다”고 했다.

이 산을 수백 번 넘게 오른 베테랑 가이드인 A씨도 이때는 자신이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가족들에게 작별인사를 하려 영상을 찍었다. 영상에는 회색 연기가 하늘로 치솟는 장면과 함께 다급한 A씨의 음성이 담겼다. 그는 “화산이 폭발했고 나는 분화구 근처에 있어”라면서 “최대한 빨리 내려가야 하는데…”라고 했다. 또 “안드레, 형제여. 널 매우 사랑해. 엄마, 아빠 모두 사랑해요”라고도 했다.

다행히도 A씨는 무사히 몸을 피했고, 이 영상은 그가 남긴 마지막 인사가 되지는 않았다. A씨는 “산악 가이드로 일한 경험이 나를 살렸다”면서 “그건 축복이었고 놀라운 일이었다”고 말했다.

칠레 당국은 이번 폭발로 부상자가 발생하지는 않았으나 초기 녹색 경보에서 노란색으로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