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을 맞아 급등이 우려됐던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며 지난여름 이후 최저가를 경신했다. 네덜란드의 천연가스 선물 거래소인 TTF는 21일(현지 시각) “내년 1월 인도분 천연가스 선물 가격이 전날보다 7.37% 하락한 1㎿h(메가와트시)당 97.9유로로 거래를 마감했다”고 밝혔다. TTF의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유럽의 에너지 가격 지표로 널리 활용된다. 로이터통신은 “천연가스 가격이 100유로 이하로 떨어진 것은 지난 6월 이후 처음”이라며 “올여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TTF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연일 급등세를 보이며 지난 8월 26일 1㎿h 345.7유로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1㎿h당 45유로보다 7.7배나 오른 것이다.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에 따른 천연가스 공급 중단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그러나 지난 8월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이 내년 3월까지 각국의 천연가스 사용량을 15%씩 줄이기로 합의하고, 야간 조명 금지와 난방 온도 낮추기 등 강력한 에너지 절약책에 나서면서 천연가스 가격은 줄곧 하락세를 보여왔다.
블룸버그통신 등은 “EU 회원국들의 에너지 절약 캠페인이 목표치를 넘어서는 성과를 보이며 천연가스 수요가 줄어든 한편, 미국과 중동으로부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이 본격화하며 공급은 늘어나 천연가스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EU 통계 기구인 유로스타트는 20일 “올해 8~11월 EU의 전체 가스 사용량이 2017~2021년 같은 기간의 평균보다 20.1% 줄었다”고 밝혔다. 이는 EU 회원국들의 목표치(15%)를 5%포인트 초과 달성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