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반정부 시위 도중 경찰 오토바이가 불타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이란 당국이 지난 9월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단 이유로 경찰에 끌려갔다가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22) 사건을 계기로 격화한 ‘히잡 시위’와 관련, 수감자 40여 명을 상대로 사형 집행을 앞두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미국 CNN은 23일(현지 시각) “서방 국가들이 크리스마스 행사 준비에 몰두하는 동안, 이란의 히잡 시위 수감자들에 대한 사형 집행이 임박했다”며 “최소 43명의 수감자가 처형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이란 당국은 이 시위와 관련 이미 2명을 처형했으며, 이 중 1명은 공개 교수형에 처했다.

이번 사형 집행 명단에는 이란 축구선수 아미르 나스르-아자다니(26)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관영 매체 IRNA에 따르면, 나스르-아자다니는 지난달 16일 중부 도시 이스파한에서 반정부 시위에 참여하던 중 보안요원 3명을 살해한 ‘무장 폭동’에 관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CNN은 “히잡 시위로 인한 수감자들이 고문과 성폭행을 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권단체들도 이란 당국이 이들 수감자를 고문해 재판에서 허위 자백을 하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말 사형을 선고받았던 이란 쿠르드족 출신 래퍼 사만 야신은 이번 주 구금 도중 가혹한 감옥 환경에 극단적 선택까지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사형이 집행될) 실제 인원은 100명에 달할 수 있다”며 “이란 정권은 국제사회의 감시에서 벗어날 수 있을 때를 노리고 있다”고 전했다.